추석 연휴 동안 극장은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정부 방역 지침을 철저하게 지켰다.
대목이 무색한 성적표다. 예상대로 올해 추석 극장가는 예년에 비해 관객수가 1/3 수준에 그치면서 썰렁했다. 다소 민망한 승자가 된 추석 영화는 연휴 닷새(9월 30일~10월 4일) 동안 75만여명(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을 불러모은 <담보>(감독 강대규)다. 10월 8일 오전 현재 94만2천여명을 동원했으니 꽤 선전한 셈이다. 개봉 일정을 수차례 연기했던 <국제수사>(감독 김봉한)가 44만여명을 기록하며 <담보> 뒤를 이었고, <그린랜드>(감독 릭 로먼 워)와 <테넷>(감독 크리스토퍼 놀란)은 21만여명과 11만여명을 각각 불러모았다. 장기상영하고 있는 <테넷>은 현재까지 184만여명을 동원했다.
올해 추석 흥행 성적을 두고 극장가는 “기대보다 훨씬 못 미쳤다”는 반응이다. 그것은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면서 기대작들이 개봉하지 않은 탓이 크다. 이하영 하하필름스 대표는 “보통 추석 시장은 연휴 당일부터 관객이 쏟아져나오거나 드롭률이 큰 특징을 보이는데 올해는 전통적인 추석 시장의 특징을 하나도 갖추지 못했다”며 “그럼에도 가족영화 <담보>가 흥행한 걸 보면 가족 관객이 언제든지 극장으로 움직일 준비가 됐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러니까 관객이 코로나19가 무서워서 극장을 찾지 않는 게 아니라 볼 영화가 없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틀 영화가 없다보니 극장으로선 여러 자구책을 마련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그대, 고맙소: 김호중 생애 첫 팬미팅 무비> 같은 공연 영상이 CGV 스크린X관에서 상영되거나 인기 유튜브 콘텐츠 <가짜 사나이> 영화판이 11월 CGV 4DX와 스크린X에서 상영될 계획인 것도 극장이 대중을 좀더 적극적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이다. 조성진 CJ CGV 전략지원담당은 “약 4만명이 <그대, 고맙소: 김호중 생애 첫 팬미팅 무비>를 봤는데 그중에서 3만명이 스크린X관에서 관람해 깜짝 놀랐다”며 “기대작이 없는 상황에서 팬심에 기대는 콘텐츠들을 다양하게 걸려고 하고 있다. 이런 시도는 당분간 계속될 거라고 본다”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