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아침, 레이첼(캐런 피스토리우스)은 잠에서 늦게 깬다. 아침부터 여러 가지 집안일들이 그녀를 괴롭힌다. 여기에 아들 카일(가브리엘 베이트먼)은 학교에 지각하면 안된다며 보챈다. 레이첼은 아들을 데리고 출근길에 나서지만 도로는 꽉 막혀 있다. 설상가상으로 앞차는 신호가 바뀌어도 움직이지 않는다. 그녀는 앞차에 세게 경적을 울리고 지나간다. 그 차에 타고 있던 정체 모를 한 남자(러셀 크로)는 레이첼에게 사과를 요구한다. 하지만 그녀는 이를 무시한다. 이에 분노가 폭발한 남자는 보복 운전을 시작한다. <언힌지드>는 보복 운전을 소재로 한 스릴러영화다. 영화는 한 남자의 분노로 파국으로 맞이하게 된 레이첼의 하루를 그린다. 여기서 ‘분노’는 두 가지 특징을 가진다. 하나는 강렬하다는 것이다. 영화는 분노한 남자를 연기한 러셀 크로의 육중한 몸짓을 최대한 활용하여 폭발적인 파괴의 미학을 선보인다. 다른 하나는 분노의 일상성이다. 영화 초반부에 CCTV나 뉴스 영상을 발췌하여 편집한 영상이 등장한다. 영화는 이 영상을 통해서 분노가 우리의 일상에 흔하게 퍼져 있음을 시사한다. 다만 이 영화의 아쉬운 점은 러셀 크로의 연기에 많은 부분을 의존한 측면과 레이첼과 카일의 탈출 과정이 다소 짧게 다뤄진다는 점이다. <언힌지드>는 북미에서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셧다운 이후 첫 번째로 선보인 작품으로 박스오피스 1위를 거머쥐며 호평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