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정미소를 운영하는 석구(김대명)는 8살 정도의 지능을 가진 30대다. 마을 사람들과 허물없이 지내며 친근함을 표현하는 석구에게 주민들 역시 살가운 온기를 전한다. 어느 날, 14살 은지(전채은)가 마을에 나타난다. 서울에서부터 몇 시간을 달려 도착한 낯선 마을의 청소년 쉼터에 입소하려는 이유는 단 하나, 아빠를 찾기 위함이다. 쉼터의 소장 김 선생(송윤아)을 비롯해 복지사들에게도 좀처럼 곁을 주지 않던 은지는 마을축제에서 용기를 낸 석구에게 차츰 마음을 열기 시작한다. 이후 은지의 아빠 찾기 여정에 석구가 동행하며 두 사람의 우정은 깊어간다. 그러나 이런 순간도 잠시, 일련의 사건을 통해 스토리는 완전히 전복되고, 석구와 은지를 둘러싼 김 선생과 노신부(김의성)의 갈등은 증폭된다.
<돌멩이>의 두드러지는 성취는 배우들이 그리는 연기 합에 있다. 배우 송윤아와 김의성의 무게감이 영화의 한축을 담당하는 데다 데뷔작임에도 안정된 호흡을 선보인 배우 전채은 또한 돋보인다. 특히 입체감 있게 석구 역을 소화해내는 배우 김대명의 세심하면서도 단단한 표현력이 발군이다. 하지만 다소간 상투적인 인물 설정과 일차원적으로 풀어내는 서사의 방향 때문에 무게감 있고 명징한 주제 의식을 표현하는 데 당위성이 부족해 보여 아쉬움이 남는다.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파노라마 부문 상영작으로, 김정식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