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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코로나19 직격탄 맞은 할리우드, 해법은?
글·사진 안현진(LA 통신원) 2020-04-07

디지털 개봉 및 개봉 연기 움직임, 정부 경기부양책에 미디어 산업군 포함

코로나19로 인해 휴업 중인 로스앤젤레스 윌턴 극장.

코로나19로 할리우드가 직격탄을 맞았다. 촬영은 중단됐고, 개봉은 연기됐고, 영화관은 휴업 중이다. 무기한 개봉 연기 사태 속에서도 스튜디오들은 발빠르게 움직였다. 과감하게 디지털 개봉을 선택하는가 하면 다시 관객을 맞이할 최고의 타이밍을 골라잡았다. <007 노 타임 투 다이>는 가장 먼저 코로나19에 백기를 든 덕분에 11월 추수감사절 연휴를 개봉일로 선점했다. 한편 올해 하반기 개봉예정작들은 줄줄이 2021년으로 미뤄졌다. 할리우드가 코로나19로 인해 겪는 피해는 당장의 휴업과 개봉 연기에 그치지 않고, 길게는 1년 뒤까지도 연쇄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미국에서만 12만명으로 추산되는 산업 내 실직자 수다. 국제 극장 및 무대 고용인 연합(IATSE)에 따르면, 15만 가입자 중 12만명이 코로나19로 인해 갑자기 해고됐으며, 이들 대부분은 정규직이 아닌 프리랜서 또는 계약직으로 보상급여나 휴직급여 등의 재정적인 도움을 받지 못했다. IATSE의 발표 뒤, 국제촬영감독조합은 뉴스레터를 통해 관련 내용을 공유했고, 이 단체들은 미국 정부의 팬데믹 릴리프 패키지에 영화 등 미디어 산업군의 비정규직을 포함시키기 위해 활발한 로비를 펼쳤다.

<버라이어티>와 <가디언>은 3월 16일부터 온라인을 통해 코로나19로 실직한 미디어 산업 종사자들의 사연을 소개하고 있다. 다양한 직종의 영화인들이 여러 도시에서 어떻게 이 현실을 마주하고 있는지 불안한 마음을 보냈고, 소개되지 못하거나 애초에 보내지지 못한 사연의 주인공이 나의 동료, 그리고 나라는 사실 때문에 사연을 읽으며 암담해했다. 필자처럼 미국에 거주하며 할리우드 통신원으로 활동하는 해외 출신의 기자들이 이 시기를 어떻게 보내고 있을지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 이 사태를 버티지 못하는 몇몇은 아마 고국으로 돌아가야 할지도 모른다. 바이러스의 확산 방지를 위해 활동을 제한하는 행정명령이 미국 전역에 내려졌다. 로스앤젤레스에서는 은행, 병원, 식료품점 등 필수 서비스를 제외한 모든 사업장이 강제로 한달 동안 휴업에 들어가, 활력과 호기심이 넘치던 도시가 빈곤한 상상력이 만들어낸 미래의 폐허같이 황량하게 변했다. 낙관은 나중을 위해 아껴둔 채 사태를 받아들였지만, 과연 상황이 좋아지기는 할까? 좋아진다 해도 다시 예전의 활발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걱정이다.

다행히 미국 행정부는 코로나19에 대한 다양한 경기부양책을 바삐 내놓고 있다. 의회에서 통과되면 4월부터 발효될 이 패키지에는 미디어 산업군의 프리랜서들을 위한 재정적 지원도 포함돼 있어 반가운 마음이다. 예전과 같을 순 없을 것이다. 세상을 보는 시선은 달라질 것이고, 미디어는 빠르게 그 변화를 받아들일 것이다. 그러니 지금은 막막하기만 한 긴 터널을 지나,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할리우드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이야기할 날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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