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오 보타: 영혼을 위한 건축>은 세계적인 건축가 마리오 보타의 작품 세계를 그려낸 다큐멘터리영화다. 1943년 스위스에서 태어난 마리오 보타는 미국 샌프란시스코현대미술관을 비롯해 한국의 리움미술관, 강남 교보타워 등의 건축물들을 설계해왔다. 영화는 그의 여러 작업들 중에서도 종교적 건축물에 주목한다. 스위스 몬뇨의 산 지오반니 바티스타 교회부터 중국 이슬람교의 나자후 모스크 사원, 이스라엘 텔아비브의 심발리스타 유대교 회당 등 종교를 넘나드는 마리오 보타의 작품을 통해 건축에 대한 그의 원칙과 가치관을 살펴본다. 인간과 공간, 외부와 내부, 빛과 어둠, 창과 벽 등에 대한 그의 문장들은 그의 건축물처럼 간결하면서도 깊이 있다. 영화에서 특히 눈길이 가는 것은 경기도 화성시의 ‘남양 성모마리아 대성당’이다. 마리오 보타에게 설계를 의뢰한 이상각 신부가 출연해 대성당이 지닌 특별한 의미를 이야기한다.
마리오 보타의 생애나 커리어를 두루 다루기보다는 그의 성지(聖地) 건축에 중점을 두는 영화다. 체계적인 자서전이라기보단 생생한 포트폴리오에 가깝다. 그런 점에서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그와 별개로 거장의 작품 활동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느껴지는 감흥이 있다. “물질적인 것을 넘어서 인간의 영적인 것에 부응하는 건물을 짓고 싶다”는 그의 말에 조응하듯 영화는 내내 마리오 보타의 반짝이는 눈빛을 놓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