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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회 한중청년꿈키움단편영화제 밀착취재
김현수 2020-03-12

국경 너머 영화로 소통하는 법

쉬이이님 중국우호평화발전기금회 비서장 보좌관, 이상근 감독, 김성구 CJ나눔재단 이사, 사석원 CJ나눔재단 이사, 한재혁 주중한국문화원 원장, 김동호 강릉국제영화제 조직위원장, 박근태 CJ대한통운 및 CJ 중국 본사 대표이사, 민희경 CJ그룹 사회공헌추진단 단장, 민재원 CJ그룹 사회공헌추진단 자문, 김장훈 CJ그룹 중국 본사 부사장(왼쪽부터).

한국과 중국의 젊은 영화감독들이 상호 교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한중청년꿈키움단편영화제가 어느덧 6회를 맞이했다. 베이징 CGV인디고점에서 지난 12월 11일부터 13일까지 사흘간 열린 이번 영화제는 CJ문화재단이 중국인민대외우호협회, CJ 중국 본사와 함께하는 글로벌 문화공헌 사업이다. 한중 양국의 영화감독들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하고 또 현지에서 초청작 상영은 물론 시네마클래스도 여는 등 영화제가 여러모로 내실을 키워나가는 모습을 <씨네21>도 가까이에서 지켜봤다. 단편경쟁부문을 두어 젊은 영화감독들에게 상금도 수여한 이번 영화제는 영화언어야말로 국경이 없다는 것을 재확인하는 자리였다.

한국과 중국의 2019년 극장가 박스오피스 풍경은 예년과 다른 양상을 보였다. 한국 극장가에서는 디즈니 영화 3편을 포함해 모두 5편의 천만 관객 돌파 영화가 등장해 역대 박스오피스 순위 리스트를 갱신했다. 중국 극장가 역시 마찬가지였다. 올해 초 46억위안 흥행 수익을 돌파하며 SF영화로는 이례적으로 중국 역대 박스오피스 흥행 2위에까지 올랐던 <유랑지구>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중국 기술과 자본으로 만든 애니메이션 <나자>가 여름 극장가를 휩쓸며 개봉 39일 만에 47억위안을 돌파, 역대 박스오피스 기록을 또 갈아치웠다. 여기서 흥미로운 것은 <나자>를 연출한 자오쯔(본명 양유) 감독이 1980년생 신인감독이라는 점이다. 한중청년꿈키움단편영화제에도 작품이 초청됐던 원무예 감독은 장편 데뷔작 <나는 약신이 아니다>로 30억위안의 흥행 수익을 돌파하며 2018년 중국 여름 극장가를 휩쓴 바 있다. 이상근 감독의 데뷔작 <엑시트>가 올해 한국의 여름 극장가에서 940만 관객을 돌파하며 사랑받았던 사례와 비견할 만하다. 양국의 젊고 유능한 신인감독들의 활약이 두드러진 만큼 청년 감독들의 꿈을 이루는 무대로서 영화인들간의 우호 증진을 위해 성장해왔던 한중청년꿈키움단편영화제에 거는 앞으로의 기대가 남다른 한해였다.

매년 영화제가 열리는 중국 베이징의 CGV인디고점을 찾은 관객은 12월 11일부터 13일까지 사흘간, 중국 단편 입선작과 한국에서 초청된 단편영화를 만날 수 있었다. 미래를 꿈꾸는 크리에이터가 사색하는 모습을 컨셉 디자인으로 딴 올해 영화제 포스터의 모습처럼 양국 젊은 감독들이 직면한 고민과 현실인식을 살펴볼 수 있는 작품들이 대거 출품됐다. 매년 300, 400여편의 응모작이 들어오다가 올해는 709편의 응모작이 몰려, 나날이 성장해가는 영화제 규모를 실감할 수 있었다. 이중 20여편의 우수 입선작을 엄선해 상영했으며, <무뢰한>(2015)의 오승욱 감독, <엑시트>의 이상근 감독, 그리고 <퇴마전: 마령검의 비밀>(2015)의 자오톈위 감독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해 총 8개 부문의 시상작을 가려 영화제 마지막날에 수상식도 진행했다. 민희경 CJ 사회공헌추진단 단장은 개막식 축사에서 “젊은 인재 발굴과 양국의 문화 교류에 중점을 두어 시네마클래스 영화 특강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으며, 8편의 수상작 감독들에게는 2020년 2월에 연수 기회가 주어진다. 이는 한국 감독들과의 교류 기회를 주기 위함”이라며 지속적인 교류와 지원을 약속했다. 한재혁 주중한국문화원 원장 역시 개막식 축사에서 “2020년 한중 양국은 수교 28주년을 맞이한다. 이번 영화제는 젊고 창의적인 청년 감독들이 사회의 각 분야를 카메라에 담아 관객과 교류하는 하나의 장이다”라며 한중청년꿈키움단편영화제가 한국과 중국의 문화 교류에 앞장설 것을 당부했다.

올해 영화제는 중국 단편영화를 개막작으로 선정하던 예년과 달리 이례적으로 김덕근 감독의 한국 단편 <나의 새라씨>를 개막작으로 내세웠다. 이 영화는 시나리오작가와 단편 감독의 기획안을 발굴해 영화 제작 지원과 시장 진출을 돕는 CJ문화재단의 ‘스토리업’ 제작 지원작이다. 올해 열린 18회 미쟝센단편영화제에서 심사위원 특별상과 연기상을 수상한 작품이기도 하다.

개막작 상영을 시작으로 영화제는 20편의 중국 입선작과 미쟝센단편영화제, 서울독립영화제,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주요 부문을 수상한 작품들로 꾸려진 10편의 한국 초청작 상영 외에도 스크린엑스 특별상영전, 이상근 감독과의 시네마클래스, 오승욱 감독과 자오톈위 감독의 특강, 한국 단편초청작인 <레오>의 이덕찬 감독, <안녕, 부시맨>의 김용천 감독과의 대화 등 다채로운 행사를 준비해 중국 관객의 호응을 얻었다(자세한 행사 후기는 76쪽 참조). 특히 젊은 관객은 상영관의 3면을 이용해 화면이 펼쳐지는 스크린엑스 상영 포맷과 바람, 연기, 향, 조명, 가동 시트 등 영화 관람의 몰입감을 높여주는 4DX 상영 포맷에 큰 관심을 보였다. 무협영화의 장르적 성격을 띠고 있는 천즈룽 감독의 <풍림화산>이 바람과 연기 등을 활용해 4DX를 디자인했고, 뮤지컬영화인 이병윤 감독의 <유월>은 배우들의 연기와 춤, 영화의 리듬감에 맞춰 상영관 조명을 다채롭게 이용하는 상영방식을 활용해 주목받았다. 영화 안팎에 대한 기술적인 관심도가 높아서인지는 모르겠으나 올해 입선한 20여편의 중국 단편영화들은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이상근 감독에 따르면 “만듦새가 뛰어나 기술적인 측면에 있어서 아쉬울 게 전혀 없는 영화들이다”. 실제 평가에서는 “만듦새보다는 인디정신, 즉 단편영화에서만 볼 수 있는 독창적인 신선함, 기존의 것을 어떻게 새롭게 해체하는 작업을 했는지”를 중요한 심사기준으로 본 이상근 감독을 비롯한 다른 심사위원들은 모두 “큰 이견 없이” 8편의 수상작을 선정했다.

올해 심사위원대상은 배우들의 연기와 시나리오의 완성도, 영화의 감정선 모두 훌륭하다는 평가를 받은 조루 감독의 <하찮은 목숨>에 돌아갔다. 이 영화는 개막작인 <나의 새라씨>에서도 묘사됐던 중년 여성의 고단한 삶을 다룬다는 점에서 양국의 공통된 문제의식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편 감독상은 우버핑•양위퍼이 감독의 <빅딜>에, 각본상은 마리아•보얼한 감독의 <점심시간>에, 대외우호협회상은 충비워이 감독의 <Happy to Be with You>에, CJ꿈키움상은 마쇼훠이 감독의 <옥상 위의 마술사>에 돌아갔다. 비경쟁부문인 Screen X상은 천즈룽 감독의 <화산풍림>이, CGV인기상은 왕버룬 감독의 <기로 위의 부자>가 수상했다.

올해 수상한 감독들에게는 한국 영화감독과 제작자, 배우들과 네트워크를 쌓을 수 있는 한국 연수 프로그램 참가 자격도 주어질 예정이다. 한중 양국의 젊은 영화감독들의 밝은 미래를 절로 응원하게 만드는 뜻깊은 행사가 계속 이어지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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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CJ문화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