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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찾아줘> 모성이라는 단어 뒤에 숨겨진 수만 가지 고통이 오롯이 담겨 있다
김현수 2019-11-27

간호사 정연(이영애)과 명국(박해준) 부부는 6년 전 잃어버린 아들을 찾아 전국의 실종아동전문기관이나 보육시설 등을 찾아 헤맨다. 혹시 모를 아이의 생사를 좇으며 사는 부부의 일상은 정상이 아니다. 두 사람은 지칠 때도 있지만 그럴 때마다 실제 아이를 찾은 부모들을 만나 위로를 받으며 희망을 버리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명국은 전단지를 보고 연락했다는 사람을 찾아가다가 안타까운 사고를 당한다.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서로 의지하며 버텨온 정연은 결국 무너져내린다. 영화는 잃어버린 아이를 찾아 헤매는 엄마 정연의 뒷모습을 좇으며 그녀가 보고 겪는 끔찍한 순간들을 함께 체험하도록 만든다. 자식을 잃은 부모의 고통을 묘사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들 앞에 쉼없이 몰아치는 절망적인 상황이 계속 펼쳐지는 것. 정연의 아들 윤수로 추정되는 한 아이가 실은 지방의 어느 낚시터에서 마을 사람들에게 천대받으며 살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면서 영화는 다른 국면으로 치닫는다. 배우 이영애의 14년 만의 복귀작으로 화제가 된 <나를 찾아줘>는 김승우 감독이 직접 각본을 쓰고 10년 넘게 준비해온 작품이다. 아이를 잃어버린 부모가 등장하거나 실종사건 자체를 다룬 많은 유사 소재의 영화들이 있지만 <나를 찾아줘>는 스릴러 장르로서의 특징을 좀더 부각한다. 아이를 잃은 부모를 극단적인 상황으로 계속 내몰면서 홍 경장(유재명)과 낚시터를 둘러싼 진실이 서서히 밝혀지는 과정은 보는 것만으로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수반한다. 그 과정 끝에 놓인 결과 혹은 진실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다. <친절한 금자씨> 이후 14년 만에 스크린 앞에 모습을 드러낸 배우 이영애의 절망적인 얼굴이 영화의 시작과 끝을 알린다. 정연의 설명할 수도, 감히 상상할 수도 없는 복잡미묘한 표정 속에는 모성이라는 단어 뒤에 숨겨진 수만 가지 고통이 오롯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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