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Movie > 무비가이드 > 씨네21 리뷰
<헤로니모> 쿠바 한인들의 정신적 지주였던 헤로니모 임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다큐멘터리
송경원 2019-11-20

100년 전 독립운동가의 발길은 쿠바까지 닿았다. <헤로니모>는 쿠바 한인들의 정신적 지주였던 헤로니모 임(임은조)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다큐멘터리다. 잊혔던 역사를 복원하는 이 작업은 전후석 감독의 특별한 인연에서 출발한다. 2015년 쿠바로 여행을 떠난 재미교포 변호사 전후석은 우연히 쿠바혁명의 주역이었던 헤로니모의 흔적을 접하고 그의 이야기를 전하기로 결심한다. 쿠바의 3, 4세대 이민자들은 한번도 한국 땅을 밟아본 적이 없음에도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을 잊지 않고 살아가고 있었고, 그 뿌리에 헤로니모의 업적이 있다.

쿠바 산업부 차관까지 지냈던 헤로니모는 피델 카스트로, 체 게바라와 함께 쿠바혁명을 완수한 주역 중 한 사람이다. 헤로니모는 1900년 초 멕시코로 건너간 독립운동가 임천택의 정신을 이어받아 혁명전선에 참여한다. 전후석 감독은 자신이 더듬어갔던 헤로니모의 걸음을 하나씩 복원하고 그 정신의 기원을 탐문한다. 단순히 헤로니모의 업적을 기억하고 추앙하는 데 그치지 않고 낯선 땅에서 ‘꼬레아노’들이 어떻게 뿌리를 내려 오늘까지 이어져왔는지를 조망한 뒤, 그 흐름이 우리에게로 이어질 때 잔잔하지만 뜨거운 울림을 남긴다. 특히 가수 이소은이 부른 노래 <고향의 봄>이 애잔한 감성을 더한다. 전문적인 기술이나 연출이 아니라 그저 성실한 조사와 진심 어린 태도로 살려낸 역사. 전후석 감독은 그 단순하고 당연하지만 쉽지 않은 일을 해냈다.

관련영화

관련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