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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규 비밀 프로젝트 윤곽 드러나
이영진 2002-05-06

전쟁영화 <태극기 휘날리며>, 장동건. 원빈 캐스팅

"실감나는 전쟁영화를 만들려는 것이 아니다. 대신 민족의 역사 속에서 지울 수 없는 전환점이라 할 수 있는 한국전쟁에 대한 기록에 가깝다.” 강제규 감독의 신작이 베일을 벗기 시작했다. 그동안 비밀리에 진행해왔던 프로젝트 중 전쟁영화 <태극기 휘날리며>(가제)를 다음 연출작으로 점찍은 것. 여기에 장동건, 원빈 등 충무로에서 탐내는 두 남자배우를 투톱으로 내세우며 이미 본격적인 제작 준비에 돌입했음을 알렸다.

<쉬리>(1999) 이후 강제규 감독이 직접 메가폰을 드는 것은 3년 만이다. <단적비연수> <베사메무쵸> 등의 제작자로 활동해왔을 뿐 그동안 직접 연출한 작품은 없었다. 그러던 중 지난해 하반기에 삼성영상사업단 출신의 최진화 대표에게 CEO자리를 넘겨준 뒤부터 차기작 준비에 박차를 가해왔다. 하지만 노출에 뜸을 들여온 탓에, 그의 신작에 대한 궁금증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것으로 보인다. 강제규 감독은 “애초 할리우드 현지 스탭과 배우들을 기용한 SF영화를 차기작으로 선택했으나 아직은 이르다고 판단했다”며 “이번 작품은 할리우드로 나아가기 이전에 한번 더 자신을 검증해보는 프로젝트”라고 설명했다.

현재 <태극기 휘날리며>의 시나리오는 마무리 손질 단계. 한국전쟁에 의해 일그러질 운명에 처한 한 형제의 삶을 스크린 안으로 끌어온다는 것이, 지금까지 알려진 스토리의 전부다. 전쟁영화를 소재로 한 영화들이 여기저기서 준비되고 있는 탓에 제작사인 강제규필름은 시놉시스조차 공개하지 않고 있다. 강제규 감독은 “형제가 마주한 또 다른 운명과 숙명의 고리를 묘사할 것”이라며, “이데올로기의 무대에서 형제가 적으로 서는 식의 단순한 대립구도 이상”이라고 덧붙였다.1년 가까이 시나리오 작업을 해오면서 프리프로덕션을 같이 해온 탓에 <태극기 휘날리며>는 배우뿐 아니라 같이 결합할 주요 스탭들 구성까지 마친 상태다. 무엇보다 <반칙왕> <킬러들의 수다>에 이어 지금 <챔피언>을 찍고 있는 홍경표 촬영감독과의 호흡이 관심거리. “영화에 대한 에너지가 넘쳐 흐르는데다, 전쟁영화에 평소 관심을 두고 있어 같이 작업하게 됐다”는 강제규 감독은 외국의 스탭들을 부분적으로 기용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규모를 미리 예단할 수는 없지만, 순제작비는 일단 100억원은 넘을 것으로 보인다. 해외에서 부분투자를 유치한다는 것이 강제규필름의 계획. 이를 위해 콜럼비아 트라이스타 등과 협상을 진행중이고, 일본쪽과도 협상 테이블을 마련하고 있다. 대규모 세트가 완공되는 올해 10월경에 촬영에 돌입해서 오는 2003년 하반기에 관객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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