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예 보지 않는다. 보려고 노력해봤지만 그건 영화가 아니다. 솔직히 배우들은 최선을 다해 연기하고 있지만 영화라기보다는 테마파크처럼 느껴진다. 인간의 감정이나 심리적인 경험을 다른 사람에게 전하려는 영화(cinema)라고 하기 어렵다.” 마틴 스코시즈 감독이 <엠파이어>와의 인터뷰에서 마블 영화에 대한 생각을 밝힌 뒤 다양한 반응이 쏟아져나오고 있다. 10월 12일 <아이리시맨>으로 런던영화제에 참석한 마틴 스코시즈는 “테마파크에 영화가 침략당했다”며 강한 어조로 비판을 이어갔다. 이에 디즈니 CEO 밥 아이거는 <월스트리트 저널>과의 인터뷰를 통해 “영화에 대해 불평하는 건 그들의 권리지만 마블 영화 스탭에게 무례한 행동”이라며 반박했다. 마블의 감독들도 신중하지 못해 아쉽다는 반응을 이어갔다. 조스 웨던 감독은 “마틴을 존경하고 그가 말하고자 하는 요지도 알겠지만 ‘내가 늘 화가 나 있는’ 이유가 있다”고 심경을 밝혔다.
한편 마틴 스코시즈를 지지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은 뤼미에르필름페스티벌에서 “마틴은 무척 점잖게 표현했다. 나라면 천박하다고 말했을 것이다”라며 한층 강한 어조로 비판을 이어갔다. 켄 로치 역시 “대기업의 수익을 위한 햄버거 같은 상품일 뿐”이라며 의견을 밝혔다. “마틴의 발언은 개인적으로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하지만 우리에겐 각자의 관점이 필요하다. 의견을 모아 다음으로 나아가면 된다. 현재 마블 영화 같은 장르영화에 대한 논쟁은 늘 있어왔다. 나는 이 문제의 중심에 있어서 기쁘다”라는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입장을 되새겨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