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나벨> 시리즈의 세 번째 영화이자 <컨저링> 유니버스에서 연대기순으로 <컨저링>(2013)과 <요로나의 저주>(2019) 사이에 위치한 작품. 퇴마사 워렌 부부는 악령이 깃든 인형 애나벨을 집으로 가져와 유리 진열장에 넣고 격리시킨다. 그들은 또 다른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집을 비우고, 부부의 딸인 10살 소녀 주디(매케나 그레이스)와 베이비시터 메리 엘렌(매디슨 아이즈먼)만이 집에 남는다. 워렌 부부의 집에 있는 오컬트 뮤지엄에 각별한 관심을 보이던 메리 엘렌의 친구 다니엘라(케이티 사리프)는 호기심에 오컬트 뮤지엄의 문을 열고 진열장에서 애나벨을 꺼낸다. 그날 밤, 애나벨은 봉인되어 있던 모든 악령을 깨운다.
10대 소녀들이 주인공인 <애나벨 집으로>는 헌티드 하우스 장르에 청춘물의 특성을 더한 영화다. “<박물관이 살아있다!> 같지만 귀신과 악령이 등장한다”는 제작자 제임스 완의 말대로 이 작품은 1970년대라는 시대적 배경에 걸맞은 고전적인 악령들을 대거 출몰시켜 눈길을 사로잡는다. 악령의 드레스, 저승사자 페리맨, 늑대인간(<컨저링3>에 등장했던), 죽은 자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팔찌 등이 비중 있게 다뤄지며,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애나벨의 역할이 크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지극히 예측 가능한 스토리와 호러 장르로서의 긴장감이 많이 떨어진다는 점은 아쉬우나, 퇴마사 주디의 잠재력 등 <컨저링> 유니버스에서 비중 있게 다뤄질 서사를 열어젖혔다는 점에서는 의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