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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철 편집장] 한국 코미디영화 특집에 부쳐, 그리고 배우 류승룡
주성철 2019-03-01

다시 코미디다. 이번호 특집은 무려 1500만 관객을 돌파하며(여전히 상영 중이다) 한국영화 박스오피스 역대 2위에 오른 <극한직업>의 흥행 분석에 이어, 지난 20년간 범람과 쇠퇴를 거듭한 한국 코미디영화 총정리다. 매해 흥행 1위 한국영화와 한국 코미디영화를 따로 표기하고, 그해 최고의 코미디 배우와 최고의 신스틸러도 뽑았다. 놀랍게도 2002년 <가문의 영광>이 505만 관객을 동원하며 그해 한국영화 최고 흥행작이자 코미디영화가 된 사실도 확인할 수 있고, 2005년과 2015년에 각각 800만과 1341만 관객을 동원하며 그해 최고 흥행 한국영화로 기록된 <웰컴 투 동막골>과 <베테랑>도 코미디영화로 분류할 수 있는 건 아닌지 궁금증도 생길 것이다. 참고로 2005년과 2015년의 한국 코미디영화 최고 흥행작은 각각 563만 관객을 모은 <가문의 위기: 가문의 영광2>와 387만 관객이 든 <조선명탐정: 사라진 놉의 딸>이다. 지난 1193호 에디토리얼에서 그런 역대 한국 코미디영화, 역대 한국 호러영화 어쩌고 하는 모호한 장르 분류법에 의문을 조심스레 제기한 바 있는데, 이번호에서는 어쨌건 보기 쉽게 정리하기 위해 그 분류법을 철저히 따랐음을 밝혀둔다.

한국영화 역대 박스오피스를 훑어보면, 흥행 베스트10 영화 중 배우 류승룡이 출연한 영화가 무려 4편이나 되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10위 안에 2편 이상 포함된 배우가 <국제시장> <베테랑>의 황정민, <신과 함께-죄와 벌> <암살>의 하정우 정도라는 점을 감안하면 얼마나 대단한 결과인지 알 수 있다. 그럼 송강호의 순위도 궁금할 것이다. <택시운전사> 한편만 10위 안에 남아 있고 1137만 관객이 든 <변호인>은 역대 13위에, 1091만 관객을 불러들인 <괴물>은 역대 16위에 올랐다. 물론 아깝게 천만 관객에 이르지 못한 <설국열차>(935만명)와 <관상>(913만명)을 감안하면 박스오피스에서 그의 존재감이 여전하다는 걸 알 수 있다.

아무튼 <극한직업>과 <7번방의 선물>의 류승룡이 정통 코미디를 보여준다면, <광해, 왕이 된 남자>와 <명량>의 류승룡은 그와 완전히 다른 이미지로 등장한다. <최종병기 활>의 만주족 주신타가 이른바 그의 ‘출세작’이라고 한다면, 그만큼 전자와 후자의 영화를 자유롭게 오가는 배우도 없을 것이다. 게다가 그는 2009년 코미디영화를 다룬 기사에서 코믹한 국정원 요원으로 출연한 <7급 공무원>으로 최고의 신스틸러로도 뽑혔다. 많은 독자가 <내 아내의 모든 것>에서 어떤 여자든 사랑의 노예로 만들어버리는 비범한 능력을 지녔다는 전설의 카사노바 장성기(류승룡)도 최고의 신스틸러로 뽑혔는지 궁금할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해에는 <건축학개론>의 ‘납뜩이’ 조정석이 있었다. 치열한 고민 끝에 납뜩이의 고사리 같은 손을 들어줄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한국 코미디영화의 20년을 훑어보며 한주를 보냈다. 여러분도 지난 추억에 젖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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