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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한중청년꿈키움단편영화제 3일간의 기록
장영엽 2018-12-06

젊은 중국 감독, 한국의 멘토를 만나다

01. 11월 21일, 베이징 CGV인디고에서 제5회 한중청년꿈키움영화제의 막이 올랐다. 첫날부터 객석은 만석을 기록하며 이 영화제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개막식에서는 귀빈들의 축사와 함께 4회 수상자인 왕펑 감독이 CJ문화재단의 후원을 받아 제작한 단편영화 <조숭타호>를 개막작으로 상영했다. “몇년 전 이 영화제에 와서 한 학생의 작품을 인상 깊게 보았다. 그 감독이 이후에 금마장영화제에서 신인상을 받더라(<아불시약신>의 원무예 감독). 이 영화제가 업계에 확실히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앞으로도 재능 있는 감독들의 더 많은 영화를 만나봤으면 한다.” 축사를 맡은 젠위 신펜창그룹 부총재는 말했다.

02. 손에 손 잡고~. 젊은 영화인들의 꿈을 위해 한·중 양국의 영화 전문가와 귀빈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개막식에 참석한 귀빈들. 왼쪽부터 윤성규 베이징사범대 교수, 루하이보 감독, 젠위 신펜창그룹 부총재, 김장훈 CJ중국본사 부사장, 덩란 중국우호평화발전기금회부비서장, 민희경 CJ사회공헌추진단 단장, 김만수 주중 한국대사관 문화홍보관, 민재원 CJ사회공헌추진단 자문, 사석원 CJ나눔재단이사, 심사위원을 맡은 길종철 한양대 교수와 이석훈 감독.

03. “‘I’m fine’을 뒤집어 읽으면 ‘help me’가 된다는 걸 아시나요?” 영화제 첫날인 11월 21일, 개막식을 마치고 5회 한중청년꿈키움단편영화제의 새 프로그램인 ‘뉴 플랜’ 시나리오 피칭 행사가 열렸다. 그동안 영화제에 참가했던 중국 청년 영화감독들의 장편 시나리오를 공개 모집해 여섯개의 시나리오를 선발하고, 감독이 무대에 올라 교수진과 투자자들 앞에서 프로젝트를 발표하는 자리였다. 중국 지역에 특화된 로드무비부터 어린 시절 자신이 보고 들었던 장기매매 사건을 모티브로 한 영화,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를 록음악으로 표현한 작품, 중년 여성의 자아발견이나 성폭력 이슈를 다룬 작품 등이 눈길을 끌었다. 루하이보, 인청쿠이, 쌍화, 리양 등 감독·교수·평론가로 구성된 멘토들은 상업성과 예술성, 작품의 방향과 실질적인 영화 제작의 가능성에 대해 날카로운 질문을 던졌다.

04. 영화제 둘쨋날인 11월 22일에는 <해적: 바다로 간 산적> <히말라야> 등을 연출한 이석훈 감독의 마스터클래스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제5회 한중청년꿈키움단편영화제의 중국 입선작인 <총을 든 소녀>의 리위씽 감독이 대담자로 함께했다. 마스터클래스에 앞서 이석훈 감독의 1999년 단편영화 <For the Peace of All Mankind>와 <총을 든 소녀>가 상영되었다. “<For the Peace of All Mankind>는 1996년생인 리위씽 감독이 태어나기 2년 전 구상했다”는 말로 객석의 웃음을 이끈 이석훈 감독은 베트남전 당시 베트남 소녀와 한국군의 대치 상황을 다룬 이 작품이 ‘전세계 관객이 내 영화를 볼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만든 단편영화였다고 말했다. 상업성과 예술성 중 어떤 쪽을 택해야 할지 고민이 많다는 리위씽 감독에게, 이석훈 감독은 “정글 같은 상업영화 현장에서 때로는 정치적 고려도 해야 하고 대중적 타협도 해야 한다. 이런 상황 속에서 본인의 예술성을 잃지 않으면서 얼마만큼 해낼 수 있겠는가. 그것이 고민해야 할 점”이라고 말했다.

05. 영화제의 마지막날인 11월 23일, 한국 단편영화 감독 두명이 중국 관객을 만났다. 제17회 미장센단편영화제에서 ‘4만번의 구타’ 부문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한 <친구>의 곽기봉 감독과 ‘희극지왕’ 부문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한 <시체들의 아침>의 이승주 감독(왼쪽부터)이다. 두 감독의 영화 상영 뒤에는 장영엽 <씨네21> 기자의 사회로 관객과의 대화가 진행되었다. 아끼는 DVD를 누군가에게 판매하려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영화광의 하루를 조명한 <시체들의 아침>에 대해 이승주 감독은 “영화광들의 유대 관계를 그리고 싶었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영화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한 연출”이었다는 소감을 전했다. <친구>의 곽기봉 감독은 “아무리 친한 친구라도 관계에 격차가 벌어졌을 때, 나와 같은 위치로 상대방을 끌어내리고자 하는 본성이 있는 것 같다”며 “세상에서 가장 가까우면서도 먼 친구 관계를 담고 싶었다”는 연출의도를 밝혔다.

장문백 대표

길종철 한양대 연극영화학과 교수

06. 한국 단편영화 감독들의 관객과의 대화에 이어 한·중 양국 영화 전문가들의 특강이 열렸다. 길종철(사진 오른쪽) 한양대 연극영화학과 교수가 ‘스토리, 진짜 같은 거짓말’이라는 주제로, 백락 마케팅 그룹의 장문백 대표가 ‘영화감독들이 나에게 알려준 것들’이라는 주제로 관객과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길종철 교수는 <명량>과 <타이타닉>, 중국영화 <대지진> 등의 흥행 비결을 분석하며 “관객의 마음을 움직이는 건 결국 진정성 있는 이야기”라는 점을 역설했다. 장문백 대표(사진 왼쪽)는 <실연 33일> <방화> 등 중국에서 크게 흥행한 영화의 마케팅 경험을 얘기하며 “현재 중국영화는 스타, 장르, 산업을 통해 어필할 수 없는 환경이다. 영화 마케팅에서 가장 중요한 건 감성적 터치”라는 점을 전했다.

07. 11월 23일 열린 폐막식에서 수상한 다섯 감독들. 왼쪽부터 두안윈총, 리위씽, 공지웨이, 캉로우, 롼펑이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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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CJ문화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