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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치> 배우 존 조, "이민자 사이의 유대 그 이상이다"
안현진(LA 통신원) 2018-08-30

존 조(가운데)

-어떻게 이 영화에 출연하게 됐나.

=에이전시를 통해 제안이 들어왔다. 뉘앙스 가득한 이야기가 잘 쓰여 있다고 생각했다. 다만 화면의 시점이 모두 스크린을 통한다는 사실이 회의적이라 처음엔 거절했다. 그런데 감독과 작가가 계속 연락을 해왔고 한번 만나자고 하더라. 실제로 감독을 만나보니 이 사람이라면 이 모험을 함께해도 좋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데이빗 캐릭터가 한국계 미국인으로 설정되는 데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궁금하다.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부터 데이빗은 한국계 미국인이었다. 내가 캐스팅 1순위였기 때문에 나를 염두에 두고 한국인으로 설정했다고 들었다. 감독과 프로듀서는 이 영화를 시작할 때부터 주인공을 유색인종으로 정했는데, 어릴 때 보고 자란 영화에 자기 같은 사람이 주인공인 적이 없어서 아쉬웠다고 했다.

-상업영화의 주연으로 아시아계 배우가 캐스팅되는 일은 거의 없다. 한때 #StarringJohnCho 캠페인이 그런 상황을 꼬집기도 했는데, 실제로 주연한 영화가 개봉을 앞둔 지금, 더 하고 싶은 말이 있나.

=이 영화는 문화적 배경을 두드러지게 그리려고 애쓰지 않았다. 그 점이 참 마음에 든다. 프로듀서이며 공동 작가인 셰브 오하니는 아르메니아 출신으로 글렌데일에서 자랐고, 아니시(차간티 감독)는 인도계 이민자로 산호세에서 자랐다. 우리 셋 모두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나 할리우드에서 만난 거다. 이런 셋이 함께 작업했고, 그 작업 결과가 맘에 든다는 점이 최고였다. 이민자 사이의 유대를 넘어서는 그 이상이다.

-영화의 독특한 설정 때문에 촬영이 다른 영화들과는 달랐을 것 같다.

=촬영이 끝나고 편집에 1년 반이 걸렸으니 거의 모든 장면에 대해서 추측만 할 뿐이었다. 그래서 편집으로 만들어진 스토리텔링이 이 영화에서는 굉장히 중요하다. 문자메시지, 음악 등 촬영 당시에는 없었던 요소들이 이야기를 정교하게 이어주기 때문이다. 특히 촬영 동안 내가 보는 컴퓨터 화면은 모두 빈 화면이었기 때문에 (웃음) 완성된 영화가 더욱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서치>는 할리우드의 다른 영화들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적은 예산으로 만들어졌다.

=저예산이기는 했지만, 훌륭한 프로듀서 덕분에 부족하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리고 거의 모든 설정이 디테일하게 스크립트에 담겨 있었다. 그래서 즉흥적인 창의성이 들어갈 여지가 적었다. 다만 데이빗의 가족사가 담긴 몽타주 부분에는 많은 애드리브가 허용됐다. 가장 재미있게 작업한 부분이기도 하다. 여러 연령대를 연기할 수 있어서 좋았다.

-최근 스티븐 연이 한국영화 <버닝>에 출연했다. 같은 기회가 당신에게 온다면 한국영화에 출연할 생각이 있나.

=마침 얼마 전에 스티븐과 만나 점심을 먹으며 그에 대해 이야기했다. 나는 언어 때문에 자신이 없을 것 같은데 어떻게 출연을 결정했냐고 물었고 스티븐은 “스스로 시간을 주고 기다리면 된다”고 답했다. 그리고 <버닝> 출연을 최고의 경험 중 하나로 꼽았다. 그러니, 언젠가는(웃음) 그럴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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