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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칸영화제 진출한 임권택 감독
2002-04-24

"그간 칸 영화제의 문턱이 너무 높았다. <춘향뎐>으로 한 번 초청 받긴 했지만 두 번째도 가능할지 우려가 많았는데 뜻밖의 결과를 얻게돼서 정말 기쁘다. " 임권택 감독의 신작 <취화선>이 내달 15∼26일 열릴 제 55회 칸영화제의 공식 경쟁 부문에 진출했다. 지난 2000년 임감독의 <춘향뎐>이 한국 영화 사상최초로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된데 이은 두 번 째 쾌거다. 임권택(66) 감독은 22일 오전 기자회견을 갖고 영화제 진출 소감 등을 피력했다. 그는 "<취화선>은 어떤 작품보다 많은 성원과 지원, 또 많은 스태프와 연기자들의 정성이 모인 결과"라면서 "본선에 통과하지 못하면 어떻게 얼굴을 들까하고 그간 정신적으로 시달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100여 편 이상의 경력을 지녔지만 여태껏 <취화선>과 유사한 작품은 한번도 만들어보지 못했기때문에 영화제 출품 날짜를 넘기면서까지 음악과 편집 등을 거듭 고쳐야 했다"고 제작 과정에서 고충을 털어놓았다.

수상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상은 운이 따라야하는데 심사위원 구성과 성향 이중요하다"면서"부디 내 영화에 우호적인 심사위원들이 많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지금껏 영화를 만들면서 영화제 수상을 염두에 둬 외국 사람들의 기호에 일부러 맞추려고 했던 적은 없었다고 잘라 말했다. 최민식.유호정 주연의 <취화선>은 조선시대 후기 천재 화가 장승업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 임감독은 "도포 자락을 입고 갓 쓰고 나온 영화를 해외서 보면 촌스럽게 보였는데 이 영화는 의상 뿐아니라 전 부분에서 기품이 느껴진다"고 소개했다. 국내 흥행에도 그는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개봉일은 5월 10일. "<춘향뎐>은 비참할 정도로 흥행에 실패했다. 벌써 열 몇 번째 만들어졌던 영화에 관객들이 관심을 가질 리 없었는데 거기까지 생각이 못미쳤다. 하지만 <서편제>를 만들 때도 흥행은 전혀 예상 못했다. 처음에는 5만 명쯤 들면 체면이 서겠다싶었다가 만들면서 기대치가 커졌다. <취화선>역시 그런 기대가 들었다. 한 번 흥행에 불이 붙으면 예상치 못한 결과를 거둘 수 있을 것 같다. "이날 자리를 함께 한 주연 배우 최민식은 "산업적.양적으로 팽창한 한국 영화가이번 칸영화제 진출로 질적으로도 한 단계 성숙한 것 같아 기쁘다(최민식)"고 말했고 유호정은 "올들어 아들도 낳고 칸에도 가는 겹경사를 맞았다"며 기뻐했다. 제작사인 태흥영화사의 이태원 사장도 "90년에 <아제아제 바라아제>로 모스크바영화제에 갔을 때 녹음이나 자막 등 기술적인 면에서 너무 부실해 앞으로 기술적인 면에서 보완이 되면 더 큰 것을 노릴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면서"<취화선>은 어떤 작품보다 질적.기술적으로 완성도 높은 작품"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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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