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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틸 더 머니: 314 비밀금고> 은행 강도 VS 범죄수사대 VS 정치인들
임수연 2018-07-04

기상청도 예상하지 못한 폭우가 쏟아진 어느 날. 완벽한 계획을 짰다고 자부한 6명의 강도가 발렌시아의 메디테라네오 은행을 습격한다. 은행 지점장 산드라(파트리시아 비코)에게는 강도 사건보다 더 심각한 문제가 생겼다. 대형 스캔들로 구설에 올랐던 정치인 소리아노에 관한 어떤 명단에 자신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됐기 때문이다. 강도단은 폭우 때문에 도주를 위해 미리 파놓았던 땅굴이 무용지물이 되어 분노하고, 산드라는 이중 갈리시아인(루이스 토사)에게 314번 금고에 있는 소리아노의 기밀문서를 빼내오라는 제안을 한다. 강도와 협상을 시도하는 범죄수사대, 소리아노의 비밀을 은닉하려는 정치인들과 정부 당국까지 은행을 중심으로 엮이면서 사건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된다.

여타의 하이스트 무비와 매우 다른 결을 갖고 있다. 범죄를 저지른 후 밖으로 탈출하는 대신 내내 한곳에 고립된 상태로 영화가 전개되고, 여기에서 중요한 범죄는 강도 자체보다는 스페인 정부의 부패다. 등장인물이 많고 강도와 인질들, 범죄수사대와 정치인까지 다양한 집단이 번갈아 등장함에도 불구하고 캐릭터가 모두 쉽게 인지된다는 것은 오락영화로서의 장점이다. 초·중반에 얽히고설킨 상황을 밀도 높고 스피디하게 제시하는 각본도 눈에 띈다. 사건의 전말이 기대보다 싱겁게 풀리는 점은 아쉽지만, <인비저블 게스트>(2016), <줄리아의 눈>(2010), <더 바디>(2012) 등의 계보를 잇는 스페인 스릴러물로 충분히 즐길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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