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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박’스 다방> 좋아하는 것들 속에서 현재의 행복을 위해 살아간다
김소미 2018-01-10

<아버지는 개다>(2010), <엄마는 창녀다>(2011), <나는 쓰레기다>(2015)로 이어지는 이상우 감독의 선정성 짙은 제목만 살피더라도 <스타박’스 다방>은 의외의 행보다. 영화는 어릴 적 추억이 깃든 서울의 한 카페에서 커피를 만들며 아버지를 추억하는 박성두(백성현)의 내레이션으로 시작된다. 그는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한 엘리트지만 사법고시에는 별 관심이 없고 오로지 커피를 마실 때만 삶의 기쁨을 느낀다. 완고한 어머니의 감시 속에서도 나름의 융통성을 발휘해 노량진 고시생과 카페 아르바이트생의 이중생활을 지속하던 그는 결국 잦은 무단 외출을 이유로 해고당한다. 성두가 이모 주란(이상아)이 사는 먼 삼척 섬마을에 도착해서 소주 냄새 풍기던 다방을 커피 향 나는 카페로 바꾼 공간이 바로 ‘스타박’스 다방’이다. 실제 주민임이 분명한 할머니들이 사약 같은 아메리카노를 들이켜면 뒤늦게 걱정스런 얼굴의 주란이 나타나 그들의 커피에 프림과 설탕을 잔뜩 타준다. <스타박’스 다방>은 소박하고 정겨운 일상을 전개해나가는 시골 영화의 미덕을 갖춘 동시에 이상우 감독이 전작들에서 꾸준히 다룬 아웃사이더적 감성의 인물들이 섬 속을 유유히 활보한다는 점에서 묘한 이질감을 낳는다. 늘 아픈 손가락인 가족, 시한부인생 코드를 건드리며 관객을 울리려는 시대착오적 신파(어쩌면 최신 유행)인 동시에 좋아하는 것들 속에서 현재의 행복을 위해 살아간다는 오늘날의 욜로(YOLO) 코드를 드러내 인다. 오랜만에 기회를 얻은 배우들의 호연과 찰기 있는 대사들이 최루적 순간의 민망함과 저예산영화다운 만듦새를 메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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