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Magazine > 스페셜 > 스페셜2
<구출> 우얼쿤비에커 감독 - 중국에서 가장 유명한 범죄영화 감독 되겠다
장영엽 2017-12-20

제4회 한중청년꿈키움단편영화제 심사위원대상 수상작 <구출>의 우얼쿤비에커 감독

제4회 한중청년꿈키움단편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의 영예는 <구출>을 연출한 우얼쿤비에커 감독에게 돌아갔다. 1995년 12월, 보스니아 내전의 종전을 일주일 앞둔 어느 날 밤 한 가족에게 닥친 위기의 순간을 조명하는 <구출>은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이국적인 배경과 박진감 넘치는 연출이 인상적인 작품이었다. 영화만큼이나 이국적인 이름과 외모를 지닌 우얼쿤비에커 감독은 중국의 소수민족인 카자흐족 출신으로, 이 작품이 첫 영화 연출작이다. 앞으로 중국 최고의 장르영화 감독이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힌 이 신진 감독과의 대화를 전한다.

-대상 수상을 축하한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이 상을 받으니 자신감이 생긴다. 내가 가고 있는 길에 대해 훨씬 더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게 되는 계기가 될 것 같다. 앞으로 더 열심히 영화를 만들 생각이다.

-<구출>을 연출하게 된 계기는.

=대학교 2학년 때(그는 베이징 중앙희극학원에서 연극 연출을 전공했다) 학교 수업에서 우연히 보스니아 전쟁에 대한 이야기를 접했다. 생활 속 평범한 이야기가 아니라 좀더 범위를 확장해 세상의 다양한 이야기에 관심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하던 차에 보스니아 전쟁에 얽힌 이야기가 나를 매혹시켰다. 영화 <구출>과 비슷한 소재로 연극을 먼저 만들었고, 대학을 졸업한 뒤 베이징전영학원에서 영화를 배우며 이 작품을 만들게 됐다.

-보스니아 전쟁의 어떤 면모가 당신을 사로잡았나.

=대개의 경우 전쟁은 외부에서 내부로의 침입이다. 그런데 보스니아 전쟁은 내부의 분쟁과 균열이라는 점에서 다른 전쟁과 좀 달랐다. 예를 들어 전쟁이 일어나기 전의 보스니아는 다양한 민족이 화목하게 공존하는 나라였다. 보스니아인 남편과 세르비아인 아내가 함께 행복하게 살아가는. 이 전쟁은 민족뿐 아니라 가장 가까운 관계까지 갈라놓기 시작했다. 그 점이 나의 흥미를 끌었다.

-<구출>을 본 누구도 이 작품이 중국영화라는 걸 짐작하지 못할 것이다. 중국과 판이하게 다른 문화와 언어를 가진 나라의 이야기를 연출한다는 데 대한 부담감은 없었나.

=보스니아 전쟁에 대한 이야기를 꼭 하고 싶었고 잘해낼 수 있을 거란 자신감이 있었다. 첫 영화이다보니 프로덕션에서는 아무래도 상업성이 많이 부족할 수밖에 없었다. 그저 이야기에 집중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구출>의 두 남녀주인공은 실제로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에서 매우 유명한 배우들이다. 프로듀서를 통해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대사관에 연락해서 배우들의 매니지먼트와 접촉했고, 이들을 베이징으로 데리고 와 촬영했다. 영화 속 주요 배경은 보스니아지만 실제로는 우리가 베이징에 만든 세트에서 촬영했다.

-영화 후반부의 반전이 충격적이다. 놀라움을 주는 동시에 1995년의 보스니아라는 복합적이고 특수한 상황을 압축한 인상적인 결말이라는 생각이 든다.

=<구출>을 만들며 꼭 이루고 싶은 성취였다. 논리에 맞는, 인상적인 반전을 고심했다. 반전이라는 장치를 개인적으로 좋아한다. 앞으로 다른 영화를 찍게 되더라도 반전에 대한 기술을 지속적으로 연마하고 싶다.

-한중청년꿈키움단편영화제 수상으로 내년 초 한국에서 연수를 받게 된다. 어떤 점을 기대하나.

=한국영화의 오랜 팬이다. <황해>와 <곡성>의 나홍진 감독, <올드보이>의 박찬욱 감독을 무척 좋아한다. 평소 범죄 장르 영화에 관심이 많다. 한국이야말로 양질의 범죄영화를 계속 만들어내고 있는 곳이 아닌가. 때문에 이번 한국 연수에 굉장히 큰 기대를 하고 있다.

-앞으로 어떤 감독이 되고 싶나.

=중국영화는 아직 범죄, 호러 장르의 기반이 취약하다. 앞으로 우얼쿤비에커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관객이 자연스럽게 ‘중국에서 가장 유명한 범죄영화 감독’이라는 수식어를 떠올렸으면 한다.

관련영화

관련인물

사진 CJ문화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