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 공연을 준비 중인 어느 연극 무대, 다양한 나이 대의 남녀 배우들이 몸을 풀고 있다. 이 연극은 다비드와 사라의 조금은 특별한 사랑을 그린 작품이다. 그리고 어느 섬의 작은 집, 중년의 다비드(마그누스 크레페르)와 사라(안 엘레오노라 예르겐센)가 미묘한 분위기 속에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한때 뜨겁게 사랑했던 두 사람이 지금은 서로 거리를 두는 것 같다. 다비드는 현재 집필 중인 연극 대본을 사라에게 보여주고, 사라는 이를 읽으며 자신의 솔직한 생각을 덧붙인다. 두 사람은 과거에 어떤 시간을 보냈던 것일까?
<올 더 뷰티>는 노르웨이의 오스네 보 그레이브로크 감독이 연출한 장편 데뷔작이다. 20대부터 50대에 걸친 두 남녀의 사랑을 그린 이 멜로드라마는 한편의 연극을 만드는 과정을 이야기 전달의 주요 도구로 사용한다. 각 에피소드를 막(act)으로 나눈 것이나 시간대마다 다른 배우를 등장시키는 것도 독특하지만 무엇보다 연극을 만드는 사람들의 현재와 연극 속에 그려진 과거를 번갈아 보여주며 서사를 쌓아올리는 방식이 돋보인다. 하지만 이런 스토리텔링의 독특함이 저절로 이야기에 더 잘 몰입하게 해주는 건 아니다. 감독은 거의 30년에 걸친 다비드와 사라의 갈등을 상영시간 내내 반복해서 보여주는데, 이는 높은 확률로 신경질과 눈물, 분노와 술주정으로 귀결되며 관객에게 피로감을 안겨준다. 노골적으로 감정을 드러내는 순간들과 비교했을 때 주인공들이 처한 상황이나 그들의 심리에 대한 차분하고 세심한 묘사가 부족해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