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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와 나> 이이경- 앞을 향해 계속 전진
김성훈 사진 최성열 2017-11-24

<아기와 나>의 주인공 도일은 철이 안 든 ‘한국 남자’다. 결혼식을 앞두고 여자친구 순영(정연주)이 아기와 자신만 두고 갑자기 사라지자 생계도 육아도 모든 게 막막하다. 설상가상으로 아기가 자기 아이가 아니라는 사실도 알게 되면서 당황스럽기만 하다. “<백야>에서 삶의 다양한 층위를 담아낸 얼굴이 도일의 내면을 잘 드러내줄 것 같았다.” <아기와 나>를 연출한 손태겸 감독의 말대로 이이경은 도일의 복잡한 내면을 생생하게 보여주었다. 얼마 전 종영한 드라마 <고백부부>로 더욱 주목 받고 있는 그를 만났다.

-드라마 <고백부부>에서 보여준 긴 머리로 인터뷰에 나올 줄 알았다. (웃음)

=앞머리가 진짜고, 중간쯤부터 얹은 가발이다. 너무 자연스러워서 사람들이 실제 헤어스타일인 줄 안다.

-<아기와 나>에 출연하기 전에 드라마와 예능(<일밤-진짜 사나이2> <정글의 법칙 in 얍>) 등 매체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었는데.

=20대 때 다양한 경험이 필요했다. 카메라 앞에 더 많이 서고 싶었고, 예능, 웹드라마, 뮤직비디오, 뮤지컬, 드라마, 영화 등 매체를 안 가리고 다 했던 것도 그래서다. 그렇게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이제는 연기에 집중하려고 한다. <고백부부> 또한 그 점에서 도전이었고.

-<아기와 나> 시나리오를 처음 읽었을 때 도일은 어땠나.

=여성들은 ‘한국 남자’의 표본이라고 보시던데. (웃음) 철이 없고 단순하지만 심성이 아주 나쁜 친구는 아니다. 친구들이 도일에게 아무리 험한 말을 해도 그저 듣다가 자리에서 일어나 화를 내고 나갈 뿐이다. 처음에는 잘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들었지만 읽는 순간 욕심이 나기 시작했고, 서사를 이끌고 가는 캐릭터라는 점에서 책임감이 생겨서 읽고 나서 다른 사람이 하는 건 못 보겠다 싶어 감독님을 붙잡고 시나리오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다.

-실제 성격과 닮은 구석도 있나.

=무데뽀 같은 면모가 닮았다. (웃음) 사라진 여자친구를 포기할 법도 한데 절대 포기하지 않잖나. 정이 많은 건 정말 비슷한 것 같고. 감독님께서 실제 성격을 도일에 많이 반영해주신 것 같다.

-도일처럼 아기와 자신을 두고 아내가 사라지면 어떻게 할 건가.

=역으로 내가 도일의 친구였다면 도일에게 “너도 새 인생 살아라. 그게 남은 인생에 좋을 거다”라고 조언해주었을 것이다. 반면, 내가 도일이었다면 주변 사람들이 그런 조언을 해도 귀에 안 들어올 것 같다. 낳은 정보다 키운 정이 더 세고 무섭다고, 끝까지 아기를 책임졌을 것이다.

-사라진 여자친구의 흔적을 찾아가는 과정이 고단해 보이던데.

=회차마다 다른 배우들을 만나 연기하는 게 일이었다. 그들은 도일이 처음 만나는 사람들이다. 여자친구를 찾는 일은 사건을 봉합하는 과정인데 아직은 세상을 잘 모르는 그가 여러 사람들을 만나는 과정이 얼마나 버거웠겠나. 관객도 그런 도일이 답답했겠지만 그렇게 어른이 되어가는 것 같다.

-힘든데도 도일이 순영을 찾아야 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했나.

=아기. 친구, 가족 사이에서 자신의 입지를 신경 쓰는 일은 부차적인 문제이고. 순영과 도일은 언제 깨질지 모르는 유리 같은 관계다. 가수 하림씨가 둘의 관계가 진전되기 위해서는 둘째를 가져야 한다는 진단을 내놓기도 하셨다. (웃음)

-아기와 함께 찍은 장면이 많던데.

=대본 리딩할 때 예준이를 처음 만났다. 함께 온 예준이 부모님으로부터 예준이가 좋아하고, 편안해하는 자세를 배웠다. 예준이는 많이 울지 않을 줄 알았는데 막상 촬영에 들어가 울기 시작하니 감독님도, 나도 스탭들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 (웃음)

-되돌아보면 <아기와 나>는 어떤 작업이었나.

=한편의 연극을 한 것 같다. (<백야> 때는 그런 생각이 안 들었나, 라는 기자의 질문에) 첫 영화라 흡수하기 바빴으니까. <아기와 나>는 감독님과 함께 의견을 주고받으며 건물 하나를 완성하는 기분으로 작업했다. 촬영이 끝났을 때 감독님과 포옹을 세게 했다. (웃음) <아기와 나>를 통해 스펙트럼을 조금 더 넓혔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한곳에 고착되지 않고 카멜레온처럼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

영화 2016 <아기와 나> 2016 <공조> 2014 <해적: 바다로 간 산적> 2014 <일대일> 2012 <백야> TV 2016 <마녀보감> 2016 <태양의 후예> 2014 <트로트의 연인> 2014 <너희들은 포위됐다> 2013 <별에서 온 그대> 2013 <나인: 아홉번의 시간여행> 2012 <학교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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