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Magazine > 스페셜 > 스페셜1
[TV시리즈⑨] 우디 앨런 <크라이시스 인 식스 신> - 올드스쿨 코미디 올드스쿨 드라마
안현진(LA 통신원) 2017-11-13

우디 앨런 감독.

<크라이시스 인 식스 신> Crisis in Six Scene

감독·각본 우디 앨런 / 출연 우디 앨런, 마일리 사이러스, 일레인 메이, 존 마가로, 레이첼 브로스나한 / 미국 내 방영 아마존 프라임

영화감독 우디 앨런이 각본, 연출, 출연까지 도맡은, 그의 첫 TV시리즈 <크라이시스 인 식스 신>의 제작이 결정된 2015년 초반부터 미디어는 우디 앨런이라는 아이콘을 TV시리즈의 세계로 불러들인 아마존 스튜디오의 야심찬 행보를 전하느라 바빴다. 정작 당시의 앨런은 “나는 이 작품에 대해 아무 생각도 없고, 또 어디서 시작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아마도 로이 프라이스(아마존 스튜디오 부사장.-편집자)는 이 선택을 후회하게 될 것”이라는 냉소적인 반응을 남겼을 뿐이다. 그는 그저 아마존이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했고 그걸 받아들였다고 덧붙였다.

2016년 9월, 아마존 프라임을 통해 에피소드 6편을 모두 공개한 <크라이시스 인 식스 신>은, 베트남전이 한창인 1960년대, 미국 캘리포니아의 한적한 교외를 배경으로 한다. 은퇴한 광고 카피라이터 시드니 먼싱어(우디 앨런)는 부부상담가인 아내 케이(일레인 메이)와 노년의 삶을 즐기고 있다. 친구들이 찾아오면 저녁식사를 함께하고, 지인들의 일상을 이야깃거리로 삼는다. 그런 그들의 삶에 레니(마일리 사이러스)가 나타난다. 급진적 좌파 운동가인 레니는 최근 탈옥해 뉴스에 오르내리던 주인공인데, 케이는 그의 가족과 오래 알고 지낸 사이라 먼싱어 부부는 숨을 곳을 청하는 레니를 거절하지 못하고 받아준다. 레니의 등장은 시드니의 삶을 뒤집어놓는다. 탈주범을 숨겨준 것도 신경질적인 그의 성정을 흔들어놓는 데다 냉장고 속 시드니가 좋아하는 음식을 레니가 모두 먹어버리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게다가 먼싱어 부부와 함께 지내는 친구의 아들 앨런(존 마가로)의 머릿속을 급진적인 이론으로 채워놓는다. 급기야 앨런은 약혼자인 엘리(레이첼 브로스나한)를 두고 레니와 함께 쿠바로 떠날 헛된 희망을 품는다.

집에 컴퓨터가 없어 스트리밍으로 영화도, TV시리즈도 본 적 없다는 80대 노장의 TV로의 외유는 몹시 우디 앨런스러운 결과물로 남았다. 속사포처럼 이어지는 긴 대사와 짜증나는 그다운 캐릭터들이 깃든, 그러면서도 쉼표 같은 작품이라고나 할까? 최근의 TV시리즈에 익숙해진 시청자라면 낯설게 느낄 정취와 유머로 뒤섞인 코미디이지만 그래도 우디 앨런의 첫 TV시리즈라니, 그것만큼은 성취가 분명하다. 또한 TV에서의 경험이 차기작으로 정해진 <어 레이니 데이 인 뉴욕>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지도 궁금하다.

TV를 안 보는 연출자

2016년 5월, <할리우드 리포터>는 “우디 앨런은 읽지 않을 우디 앨런 인터뷰”라는 제목으로 <크라이시스 인 식스 신>에 대해 앨런 감독과 나눈 인터뷰를 실었다. 감독은 인터뷰를 통해 “TV는 지난 50년 동안 엄청난 변화를 겪었다. <카페 소사이어티>와 <원더 휠> 사이에 가볍게 만들면 되겠다고 생각했는데 실은 그렇지 않았다. 시작한 순간 바로 50년 전의 그 TV가 아니란 걸 알 수 있었다”라고 그의 첫 TV시리즈 작업에 대해 말했다. 참고로 우디 앨런은 <브레이킹 배드>도 <매드맨>도, <왕좌의 게임>도 본 적이 없다고 한다.

관련영화

관련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