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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딘 스탠턴, 프랭크 빈센트 부고
임수연 2017-09-25

미국 노장 배우들, 연이은 별세

해리 딘 스탠턴(오른쪽).

“해리 딘 스탠턴과 M. 에멧 월시가 조연으로 나오는 영화는 대체로 나쁠 일이 없다.”(영화평론가 고 로저 에버트) 어떤 영화에서든 묵묵하게 좋은 모습을 보여줬던 배우 해리 딘 스탠턴이 지난 9월 15일(미국 현지시각) 자연사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91살. 연기 생활 60여년간 그는 100편이 넘는 영화와 50편이 넘는 TV시리즈에 출연했다. 리들리 스콧의 <에이리언>(1979), 존 휴스턴의 <와이즈 블러드>(1979), 존 카펜터의 <뉴욕 탈출>(1981) 등 지금까지 회자되는 많은 고전에서 그의 얼굴을 심심찮게 만날 수 있다. <광란의 사랑>(1990), <트윈 픽스>(1990) 등의 컬트영화에서 빛을 발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그의 경력에서 가장 눈에 띄는 작품은 첫 주연작이기도 했던 빔 벤더스 감독의 <파리, 텍사스>(1984)일 것이다. 이 작품에서 해리 딘 스탠턴은 가족을 버리고 떠났던 트래비스의 진한 상실감을 밀도 높게 연기했다. 빔 벤더스 감독은 당시 “인지도는 그리 높지 않지만 연기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해리 딘 스탠턴을 주연으로 캐스팅했다고 밝혔다. 그가 타이틀 롤을 맡은 영화 <러키>(2017)는 9월 29일 북미에서 개봉한다.

좋은 친구들(1990).

마피아를 다룬 여러 전설적인 작품에서 강렬한 카리스마를 보여줬던 프랭크 빈센트도 9월 13일(미국 현지시각) 향년 80살로 세상을 떠났다. 원래 투병 중이었던 그는 심장마비로 쓰러진 후 수술을 받던 중 뉴저지의 한 병원에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랭크 빈센트가 가장 인상적인 모습을 남긴 필모그래피는 <분노의 주먹>(1980), <좋은 친구들>(1990), <카지노>(1995) 등 마틴 스코시즈의 작품일 것이다. 특히 <좋은 친구들>에서 그가 토미 드비토(조 페시)의 민감한 과거사를 놀렸다가 잔혹하게 죽음에 이르는 신은 역대 마피아영화 중에서도 손꼽히는 명장면 가운데 하나다. 최근에는 이탈리아 마피아 가족을 다룬 드라마 <소프라노스 시즌6>(2006)에서 뉴저지 패밀리의 라이벌 뉴욕 패밀리의 보스 역할로 그를 만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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