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 제이크(톰 테일러)는 밤마다 이상한 꿈을 꾼다. 인간의 탈을 쓴 가짜 인간들이 마을의 소년, 소녀들을 잡아다가 이들의 힘을 이용해 탑을 부수려 한다. 나쁜 꿈을 꾼 날이면 어김없이 제이크가 사는 도시에 커다란 지진이 일어나곤 한다. 제이크는 자신이 꿈속에서 본 이미지를 스케치북에 하나하나 그려둔다. 아이들을 잡아들여 탑을 파괴하려는 자는 ‘맨 인 블랙’ 월터(매튜 매커너헤이)이고 이에 맞서는 자는 마지막 건슬링어 롤랜드(이드리스 엘바)다. 제이크의 어머니 로리는 아들의 능력을 정신병의 일종으로 치부한다. 제이크가 학교에서 지속적으로 문제를 일으키자, 로리는 결국 아들을 정신병원에 보내기로 한다. 그를 정신병원에 입원시키러 온 자들이 꿈속에 본 가짜 인간임을 알아본 제이크는 기지를 발휘해 그곳에서 달아난다.
<다크타워: 희망의 탑>은 스티븐 킹이 33년 동안 집필한 시리즈 소설에 기반을 둔 판타지물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7부작에 달하는 대작을 영화 한편에 축소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던 것 같다. 크게는 ‘맨 인 블랙’과 롤랜드의 선악 대결구도가 중심이 되는 가운데 지구를 기점으로 시공간을 오가는 설정이 가미된다. 전반적으로 제이크의 시점에서 극이 전개되기에, 제이크는 관객의 흥미를 유발해야 하는 중책을 맡는다. 그러나 소년 제이크는 <식스 센스>(1999) 속 콜의 비밀스러운 카리스마에도, <슬로우 웨스트>(2015)의 소년 제이의 분위기에도 조금씩 미치지 못한다. 그것은 배우가 가진 본연의 매력이나 연기력의 문제이기보다는 영화적인 설계의 미숙함 탓으로 보인다. 롤랜드나 ‘맨 인 블랙’ 역시 각자의 매력을 관객에게 각인할 만한 영화적인 계기가 부족하다. 이들을 둘러싼 상황과 사건이 캐릭터의 무드를 대변하지 못한 탓이 크다. 상징적인 공간인 다크타워나 희망의 탑 역시 롱숏으로 잡힌 CG만으로는 그것의 괴력을 암시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영화에서 유일하게 인상적인 액션 신은 총알이 나가는 각도까지 계산한 롤랜드의 총격 시퀀스다. 웨스턴 세계를 판타지 서사에 이식하려는 영화의 시도를 구현한 액션 시퀀스는 안타깝게도 영화 전체를 구원할 만한 정도는 되지 못한다. <로얄 어페어>(2012)의 니콜라이 아르셀 감독의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