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극장가가 웃음으로 들썩거릴 전망이다. 12일 첫 선을 보일 <재밌는 영화>를 필두로 <아이언 팜> <울랄라 씨스터즈> <해적, 디스코왕 되다> <일단 뛰어> <뚫어야 산다> <묻지마 패밀리>등 코미디 영화들이 잇따라 개봉 채비를 갖춰 나른한 봄기운을 폭소로 날려버릴 태세다. <신라의 달밤> <조폭마누라> <달마야 놀자>등 지난해 한국 영화 흥행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코미디 영화가 주로 조폭 일색이었던 것과는 양상이 좀 다르다. 다양한 형식과 소재를 갖춘 작품들이 건강한 웃음과 유머로 관객들을 찾아간다. <재밌는 영화>는 <쉬리>의 기본 틀에 한국영화 28편으로 갖은 양념을 치고버무린 국내 최초의 패러디 영화. 김정은ㆍ임원희ㆍ서태화가 <엽기적인 그녀> <거짓말> <친구> <인정사정 볼 것 없다>등 히트작들을 넘나들며 개인기를 펼쳤다. <아이언 팜>(19일 개봉)은 미국 LA를 무대로 세 남녀의 삼각 관계를 그린 로맨틱 코미디. 독특한 `전기밥통 철사장' 수련을 선보인 차인표와 유창한 영어 실력과 함께 푼수 연기를 펼친 김윤진의 연기 변신이 볼거리다.
여성 4인조 댄스 그룹의 활약을 그린 <울랄라…>(26일 개봉)는 이미숙ㆍ김민ㆍ김원희ㆍ김현수 등 미녀 배우 4명이 펼친 매력적인 춤사위가 벌써부터 화제다. 박예진과 박광현이 호흡을 맞춘 <뚫어야 산다>는 2대에 걸친 도둑과 형사집안의 대립을 다뤘고, 신하균과 류승범 등이 출연하는 <묻지마 패밀리>는 3개의 단편을 하나로 묶은 섹션 코미디. 각각 5월 중순과 말께 개봉일이 잡혀있다. <일단 뛰어>(5월10일 개봉)는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수십억원의 돈가방을 들고 달아난 고교생들과 이들을 쫓는 형사의 이야기를, <해적…>(6월 6일 개봉 예정)은 80년대 달동네를 무대로 싸움꾼인 해적,성기,봉팔 삼총사가 봉자를 구하기위해디스코 경연 대회에 도전하는 과정을 그렸다. 각각 올해 26세와 27세인 신예 조의석,김동원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로, 신선하고 참신한 유머감각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코미디 영화가 한꺼번에 쏟아짐에 따라 한동안 침체기를 겪었던 국내 영화계가다시 활력을 얻을 것으로 관계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피도 눈물도 없이>나 <복수는 나의 것>처럼 다양한 장르의 영화가 `코미디 열풍'으로 빛을 잃지는 않을까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