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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가 일어난 방은 통째로 뜯겨나갔다 <다크 하우스>

일간지 부동산부 기자 줄리아(제시카 론디스)는 담당 일보다 범죄사건에 관심이 더 많다. 어느 날 그녀는 회사에서 이상한 전화를 한통 받는다. 신원미상의 남성이, 자신이 줄리아의 언니를 죽였다고 자백한 뒤 전화를 끊는다. 이것이 사실임이 곧 밝혀진다. 살인 현장에 남아 있던 살인자는 그대로 체포된다. 장례식이 채 끝나기도 전에 집은 경매에 넘겨지고, 범죄가 일어난 방은 통째로 뜯겨나갔다. 집을 매매한 이를 수소문하던 줄리아는 이와 비슷한 사건과 관계된 자의 이름이 크론이고 그와 관계된 피해자들이 모두 뉴잉글리시 출신임을 확인한다. 설상가상 뉴잉글리시에서부터 언니의 죽음이 기록된 비디오테이프를 받은 줄리아는 자신이 나고 자란 곳이기도 한 뉴잉글리시로 향한다.

‘우리 집이라는 불편한 소유물 안에서 거주가 아니라 투옥한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격언에서 출발하는 이 영화는 짐짓 집에 관한 사유를 담은 듯 무게를 잡는다. 인용이나 대사를 통해 표현되는 철학은 그러나, 서사와 조응하지 못한 채 서걱거린다. 살인사건 수집가라는 설정을 통해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살인자 대신 살인사건 뒤를 좇는 미지의 포식자를 더 잔혹한 인물로 그려낸 점은 특징적이다. 기자라는 줄리아의 위치 역시 이 포식자와 무관하지 않다. 그러나 살인 추종자의 무시무시함이 관객에게 거의 설득되지 않는다는 점으로 인해 이 영화에서 공포는 무력하다. 그저 지저분한 얼룩처럼 보이는 스텝 프린팅 기법 등, 공포를 시각화하는 과정 역시 진부하긴 마찬가지. <쏘우> 시리즈에 참여한 대런 린 보즈먼의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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