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실(강예원)은 35살이 되도록 정규직 취업을 못해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 중이다. 어쩌다 국가안보국 댓글요원으로 들어갔지만 그마저도 실적 부진으로 정리해고 일보 직전 상황에 놓이나, 뜻밖의 기회가 주어진다. 국가안보국 예산을 보이시피싱 당한 박 차장(조재윤)이 자신의 실수를 은폐하고 수습하기 위해 영실에게 보이스피싱 조직에 잠입할 것을 제안한 것이다. 정규직 전환의 단꿈을 안고 보이시피싱 조직에 들어간 영실은 그곳에서 사건해결을 위해 물불 가리지 않는 독한 형사 나정안(한채아)을 만난다. 두 사람은 서로의 목적을 위해 당분간 공조하기로 결정하고, 티격태격하던 것도 잠시 어느새 서로의 입장과 처지를 이해하기 시작한다.
정확히 예상한 대로 흘러가는 코미디영화다. 잠입수사라는 특수 상황과 비정규직이라는 한국 사회의 현실을 결합해 의외의 웃음 포인트를 찾으려는 시도는 충분히 이해가 간다. 하지만 예상 밖의 웃음은 사실상 찾아보기 어렵고 웃음을 주겠다는 의도만 전달되는 경우가 다반사다. 사회적인 주제와 연결시키고 싶은 마음은 알겠는데 대부분 순간이 말초적인 웃음이나 슬립스틱 코미디 또는 과장된 상황들로 마무리된다. 굳이 비정규직이 넘쳐나는 한국의 현실을 풍자하려 애쓰지 않아도 좋으련만 강박처럼 반복되는 상황이 조금은 피로하다. 그럼에도 강예원, 한채아 두 주연배우의 호흡은 영화 전반 활력을 부여하며 제 몫을 다한다. 애매한 마무리만 아니었다면 충분히 반할 만한 여성 캐릭터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