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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보고] 17세기 일본의 천주교 박해를 다룬 영화 <사일런스>

17세기 일본에서는 천주교 박해가 한창이었다. 에도시대 일본의 지배세력은 단순히 천주교를 거부하는 선언에 그치지 않고, 신도와 전도사들에게서 종교는 물론 이름과 정체성까지 모두 빼앗았다. 이때 포르투갈의 천주교 예수회 신부인 로드리게스(앤드루 가필드)와 가르페(애덤 드라이버)는 오래전 복음을 전파하기 위해 일본으로 떠난 후 사라진 스승 페레이라 신부(리암 니슨)의 소식을 접한다. 전해진 소식에 따르면 페레이라는 배교했음은 물론 일본 여성과 결혼까지 했다는 것이다. 두 신부는 자신들에게 큰 가르침을 주었던 스승의 배교 소식을 결코 믿을 수 없었다. 그래서 이들은 목숨을 걸고 일본행을 자초한다. 하지만 거친 파도를 뚫고온 이들을 기다린 것은 예상했던 것보다 처참한 현실이었다. 천주교인이라는 이유로 박해받는 일본 신도들을 보면서, 확신에 가득 차고 흔들리지 않을 것 같았던 이들의 믿음 또한 시험에 들게 된다. 마틴 스코시즈 감독은 신작 <사일런스>를 통해 믿음이란 무엇이고, 이를 위해 얼마나 고통을 감내할 수 있는지 관객에게 질문한다. <사일런스>의 2월28일 한국 개봉을 앞두고 지난해 12월 뉴욕에서 진행한 <사일런스>의 기자회견과 프로듀서 가스통 파블로비치와의 단독 인터뷰를 소개한다.

독실한 천주교 신자인 마틴 스코시즈 감독에게 일본 막부시대 가톨릭에 대한 탄압과 믿음에 질문을 던지는 엔도 슈사쿠의 소설 <침묵>은 특별했다. 그는 자그마치 28년간 이 작품을 영화화하려고 노력해왔다. 2016년 12월23일 미국에서 개봉한 그의 신작 <사일런스>가 바로 그 결과다. 하지만 이 프로젝트는 종교라는 주제 때문에 투자자를 찾기 힘들었고, 이 문제는 촬영 수개월 전까지도 계속됐다. 급기야 대만에서 촬영하기 5~6개월 전 영화의 제작사가 프로젝트에서 빠지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이 상황에서 ‘구원투수’ 격으로 투입된 이가 바로 프로듀서 가스통 파블로비치다. 마틴 스코시즈의 전작들을 고려하면 <사일런스>의 제작비는 독립영화 수준(약 8천만달러)에 가까웠는데, 파블로비치가 자신의 제작사와 함께 사비를 털어 참여하면서 실제 촬영에 소요된 예산은 4600만달러가 되었다고 한다. 오랫동안 연출을 원했던 <사일런스>를 위해 스코시즈 감독은 많은 희생을 감내했다. 다행히 파블로비치의 작업방식이 마음에 들었던 스코시즈 감독은 2018년 개봉예정인 자신의 차기작 <아이리시맨>도 파블로비치와 함께 작업을 원했다고 한다.

<사일런스>에는 주연을 맡은 앤드루 가필드 외에도 리암 니슨과 애덤 드라이버, 시아란 힌즈 등이 천주교 신부로 출연한다. 일본 배우 캐스팅 역시 화려하다. 통역관 역으로 아사노 다다노부가 출연하며, 감독 겸 배우인 쓰카모토 신야가 신실한 신도인 모키치 역으로 나와 눈길을 끈다. 특히 주연을 맡은 앤드루 가필드는 로드리게스 신부 역을 정말 간절하게 원했기 때문에 선택됐다고 한다.

개봉 뒤 <사일런스>는 인터넷 평점 포털 사이트 로튼토마토닷컴에서 83%의 신선도를 기록했다. 스코시즈 감독의 최고 걸작은 아니지만, 그의 열정과 애정을 느낄 수 있다는 호평을 받았다. 단순한 영화가 아니라 영적인 여행을 떠나는 느낌이며, 두세번의 관람을 통해 계속 새로운 것들을 발견할 수 있는 작품이라는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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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메인타이틀픽쳐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