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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아카데미가 놓친 명작 <패터슨>

<패터슨>

올해는 오스카에 외면당했지만 놓치기 아까운 영화들이 유독 많다. 지난 1월 말 제89회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가 발표됐는데, 과거와는 다르게 후보작들에 대한 관심이 흥행 역주행으로 이어지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후보 선정에 대한 불만이 가득한 기사들도 이어지고 있다(자세한 내용은 특집 기사 참조). 이들 중에서도 짐 자무시 감독의 두 번째 디지털영화인 <패터슨>은 극장에서 조용하지만 강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미국에서 6주 동안 상영을 이어가고 있는 이 작품은 인터넷 평점 포털 사이트 로튼토마토에서 96%의 신선도를 기록하는 등 평론가들의 호평을 얻었고, 영미권 평단과 매체가 선정하는 2016 베스트영화 톱10에 자주 이름을 올렸다.

주연을 맡은 애덤 드라이버는 미국 뉴저지주의 패터슨이라는 도시에서 버스를 운전하는 ‘패터슨’이라는 이름의 남자다. 그는 버스 운전사이기도 하지만, 평소 스쳐지나가는 풍경과 아내에 대한 자신의 마음 등 소소한 일상을 글로 기록하는 시인이다. 패터슨의 일과는 어제와 오늘이 별반 다르지 않다. 그가 이른 아침 기상하고, 휴대폰을 사용하지 않으며, 아내가 챙겨준 도시락을 패터슨 폭포에 앉아서 먹고, 밤이면 아내의 애완견인 잉글리시 불도그 마빈(놀라운 연기를 선보인다)을 데리고 산책을 나가 단골 술집에서 맥주 딱 한잔만 마시며 바텐더와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하루를 마감한다는 사실은 영화의 러닝타임이 얼마 지나지 않고서도 금세 알 수 있다. 짐 자무시는 이처럼 평범한 시인 겸 운전사의 일상을 명상적인 필치로 조명하며 삶 자체가 예술이 되는 아름다운 순간들을 조명한다.

더불어 <패터슨>은 윌리엄 카를로스 윌리엄스와 론 패지트의 시를 호흡하고 느낄 수 있는 영화다. 아카데미 시상식의 시끌벅적함과 관계없이 예술과 일상의 아름다움을 말하는 영화의 소중함을 이 작품은 일깨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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