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저지 주의 소도시 ‘패터슨’에 사는
버스 운전사의 이름은 ‘패터슨’이다.
매일 비슷한 일상을 보내는 패터슨은 일을 마치면
아내와 저녁을 먹고 애완견 산책 겸
동네 바에 들러 맥주 한 잔으로 하루를 마무리한다.
그리고 일상의 기록들을 틈틈이 비밀 노트에 시로 써내려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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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운전사의 이름은 ‘패터슨’이다.
매일 비슷한 일상을 보내는 패터슨은 일을 마치면
아내와 저녁을 먹고 애완견 산책 겸
동네 바에 들러 맥주 한 잔으로 하루를 마무리한다.
그리고 일상의 기록들을 틈틈이 비밀 노트에 시로 써내려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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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B O U T - M O V I E #01more
로튼토마토 신선도 96%, 올해 마지막 MUST-SEE
세계적 거장 짐 자무쉬의 건재함을 확인시킨 걸작
뉴저지 주의 소도시 ‘패터슨’에 사는 버스 운전사 ‘패터슨’의 잔잔한 일상을 통해 특별한 울림을 전하는 영화 <패터슨>은 세계적 거장 짐 자무쉬 감독의 신작이다. <천국보다 낯선>, <커피와 담배>, <오직 사랑하는 이들만이 살아남는다> 등의 영화로 유명한 짐 자무쉬는 대단한 사건보다는 소소한 일상의 순간들을 감각적인 영상으로 담아내고 있는 작가주의 감독으로, 칸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영화 <패터슨>의 주인공 ‘패터슨’은 매일 규칙적인 일과를 보낸다. 특별한 면이 있다면 틈틈이 시를 쓴다는 것. 시인 겸 버스 운전사인 셈이다. 이 평범하면서도 어딘가 독특하고 어쩐지 몽환적인 캐릭터는 매력적인 배우 아담 드라이버가 연기했다. 평소 짐 자무쉬 감독의 팬이었다는 아담 드라이버는 캐스팅 연락을 받자 시나리오를 보기도 전에 무조건 출연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개성적인 감독과 배우의 만남으로 영화계의 주목을 받은 영화 <패터슨>은 제69회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됐다. 영화제 기간 스크린 데일리로부터 3.5점의 높은 평점을 받았던 <패터슨>에는 “깊이 있는 마스터피스”(Deadline), “이 아름다운 영화가 당신을 압도할 것이다”(The Guardian), “당신의 평범한 일상도 신비롭고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짐 자무쉬 감독이 이 한 편의 영화로 증명했다”(Independent) 등 극찬이 쏟아졌고, 미국 평점 사이트 ‘로튼 토마토’에서는 226개의 리뷰 중 9개 제외라는 경이로운 기록으로 96%의 높은 신선도를 달성했다. 세계적 거장 짐 자무쉬의 건재함을 확인시키는 동시에 그의 대표작이 새롭게 바뀌는 순간이었다.
A B O U T - M O V I E #02
‘연기’가 아닌, ‘반응’하는 배우, 아담 드라이버
개성 있는 글로벌 앙상블, 씬 스틸러 견(犬)까지 완벽
<패터슨>의 타이틀 롤을 맡은 아담 드라이버는 요즘 가장 바쁜 배우이다. 곧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의 개봉을 앞두기도 한 아담 드라이버는 인기 미드 ‘걸스’로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으며 노아 바움벡 감독의 <프란시스 하>와 <위 아 영>에 연달아 출연, 안정된 연기력을 인정 받았다. 최근에는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사일런스>와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의 <로건 럭키> 등 거장 감독들의 잇따른 러브콜을 받았으며 ‘스타워즈’ 시리즈의 새로운 빌런 역으로 활약하며 배우로서의 도전을 멈추지 않고 있다.
짐 자무쉬 감독은 배우 아담 드라이버의 장점으로 “영화 속에 그냥 머물면서 캐릭터로서 존재하는 배우이다. 어떻게 움직이고 어떻게 보일 것인가를 생각하지 않는다. 연기를 고민하기보다 상황에 반응하는 배우”라고 설명한다. 이런 아담 드라이버의 연기 스타일은 주변 환경과 인물을 관찰하는 캐릭터인 ‘패터슨’과 만나 시너지를 냈고 타임 지는 “아담 드라이버가 동시대 가장 뛰어난 배우임을 증명하는 영화”라는 극찬을 안겼다. 아담 드라이버는 이 영화로 LA비평가협회에서 수여하는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한편, ‘패터슨’의 아내 ‘로라’를 사랑스럽게 연기한 이란의 국민 여배우 골쉬프테 파라하니와 표정 하나로 모두를 압도하는 강아지 ‘마빈’의 앙상블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마빈’을 연기한 개 ‘넬리’는 칸영화제에 출품된 영화 중에서 가장 뛰어난 연기를 보여준 개에게 수여되는 ‘팜도그(Palm Dog)’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특별 출연진의 면면도 화려한데, 말미에 등장하는 일본 시인으로는 <앙: 단팥 인생 이야기>, <빛나는> 등으로 유명한 나가세 마사토시가, 아나키스트 버스 승객으로 웨스 앤더슨 감독의 <문라이즈 킹덤> 소년 소녀가 출연, 깜짝 재미를 안긴다.
A B O U T - M O V I E #03
20여 년 전, ‘패터슨’ 여행에서 시작된 프로젝트
짐 자무쉬 감독의 스타일을 총망라한 프로덕션
<패터슨> 프로젝트의 시작은 20여 년 전 짐 자무쉬 감독의 당일치기 여행에서 비롯되었다. 주인공 ‘패터슨’처럼 실제로 윌리엄 카를로스 윌리엄스 시인을 존경했던 짐 자무쉬 감독은 시인이 살았던 도시 패터슨을 찾았고, ‘패터슨’이 그랬던 것처럼 실제로 폭포수가 보이는 자리에 앉아 한참을 그에 대해 생각했다. 그리고 문득 패터슨에 살며 시를 쓰는 어떤 노동자의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어 보면 어떨까 하고 영감을 떠올렸다.
시간이 흘러 다시 <패터슨> 프로젝트에 착수한 짐 자무쉬 감독은 주인공의 직업이 버스 운전사여도 괜찮겠다고 마음을 먹는다. 그는 높은 자리에서 바깥 풍경을 바라보는 것이 재미있어 실제로 버스 타는 것을 즐긴다고 언급한 적이 있는데, 버스 운전사라는 직업이 도시를 부유하듯 탐험하면서 이미지들을 발견하고 다양한 사람들의 대화를 수집할 수 있어 시인으로서 적당하다고 판단한다.
짐 자무쉬 감독의 영화가 대개 그러하듯 <패터슨> 또한 짐 자무쉬 스타일이 총망라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짐 자무쉬 감독이 실제로 좋아하는 작가와 뮤지션들이다. 영화 속 스코어를 직접 만들기도 하는 짐 자무쉬 감독은 이번 영화에서도 자신이 속해 있는 밴드 ‘스퀄’의 멤버들과 함께 영화 음악을 전반적으로 담당했다. 뿐만 아니라 영화 속 소녀가 지은 시 ‘물이 떨어진다’도 짐 자무쉬 감독이 직접 지었다.
A B O U T - M O V I E #04
“삶의 아름다움이란, 대단한 사건이 아닌 소소한 것들에 있다”
일상의 아름다움을 되새기게 해주는 소박한 걸작
매일 아침 여섯 시를 조금 넘겨 눈을 뜨고 간단히 아침을 먹은 뒤 출근. 동료와 안부를 나누고 23번 버스를 운전하는 남자 ‘패터슨’. 점심을 먹으며 틈틈이 시를 쓰고 퇴근해서는 아내와 저녁을 먹으며 하루의 일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마지막 일과로 애완견을 데리고 산책을 나가 동네 바에서 맥주 한 잔으로 마무리. 정해진 버스 노선처럼 비슷한 날들 같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마주치는 사람들이 다르고 보이는 풍경이 달라진다. 예상치 못한 사건이 터지는 날도 있다.
영화 <패터슨>에는 ‘패터슨’의 하루들이 비밀 노트에 쓰여진 시처럼 담겨 있다. 시가 반복과 변화의 구조로 이루어지듯 영화에도 7번의 하루가 반복되고, 나름의 운율이 있다. 짐 자무쉬 감독은 늘 “삶의 아름다움이란, 대단한 사건이 아닌 소소한 것들에 있다”고 강조해 왔는데, 영화 <패터슨>은 그의 철학이 가장 아름답게 표현된 영화일 것이다.
바에서의 난동과 버스 고장, 그리고 비밀 노트의 파손으로 이어지는 사건들을 겪으며 평온의 깨짐을 경험한 패터슨. 하지만 우연히 만난 일본 시인에게 “때론 텅 빈 페이지가 가장 많은 가능성을 선사하죠”라는 신비로운 말과 함께 새 노트를 선물 받는다. 그리고 깨달음을 얻은 듯 나지막이 ‘아하’라고 외치면 다시 새로운 그의 하루가 시작된다. 영화 <패터슨>을 보면서 느껴지는 묘한 안도감과 희망은 바로 이곳에서 비롯된다. 우리가 삶의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는 하루가 시작될 거라는 소박한 진리 말이다.
D I R E C T O R S N O T E
: 짐 자무쉬 세계 안내 가이드
“<패터슨>은 그냥 평온한 이야기예요. 인생이 항상 드라마틱한 건 아니니까.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에 대한 영화죠. 폭력이나 분쟁 같은 건 나오지 않아요. 다른 종류의 영화도 필요하니까. 내 영화들에서 내가 바라는 건, 플롯에 대해 너무 신경 쓰지 않는 거죠. 그냥 순간순간마다 그 자리에 있어주기를 바라요. 다음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너무 많이 생각하지 말아주세요”
“다시 말하지만, 너무 깊게 생각하지 마세요. 패터슨에게 핸드폰이 없다고 해서 디지털 기술에 반대하는 사람인 건 아닙니다. 그냥 핸드폰을 갖지 않겠다고 선택했을 뿐이죠. 로라는 다 가지고 있고요. 영화 속 디테일에서 상징이나 의미를 찾아내려고 너무 애쓰지 않아도 돼요. 저도 모르거든요. 별 의도가 없었답니다. 관련해서 소개할 만한 에피소드가 있어요. 밥 딜런이 노래 가사의 의미를 묻는 질문을 받자, 이렇게 대답했대요. ‘난 그게 무슨 뜻인지 몰라요. 그건 내 직업이 아니에요. 왜 나한테 묻는 거죠? 난 그걸 썼을 뿐이에요’. 저는 그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돼요”
“저는 엄격한 걸 싫어해요. ‘최고의 계획은 계획이 없는 것이다(Best plan is no plan)’라는 말이 제 모토죠. 이런 말도 있죠. 어디로 가고 있는지 모른다면 길을 잃어버릴 가능성은 가장 적다고. 저는 일어나서 아무런 할 일이 없을 때 가장 창조적이 돼요”
“세상에는 흥미로운 게 너무 많아요. 한 가지만 파고들 순 없죠. 영화를 만드는 게 좋은 건 모든 다른 형태의 예술과 연결될 수 있다는 거예요. 저는 영화를 하며 살고 있지만 동시에 다양한 곳에 관심이 있고 그걸 영화 속에 담을 수 있어요! 예를 들면 요즘 전 세균에 대해서도 공부하고 있답니다”
“20여 년 전 프로젝트였던 <패터슨>을 갑자기 왜 다시 시작했는지 그 이유는 저에게도 미스터리에요. <오직 사랑하는 이들만이 살아남는다>를 작업할 때, <패터슨>도 해야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종종 내가 아니라 작품들이 때를 말해주는 것 같다고 느껴요. 앞서 말했듯이, 전 무언가 준비하는데 능숙치가 않고 계획이 없는 걸 좋아하거든요. 작품들이 내게 “난 준비가 됐어”라고 말해주길 기다리는 편이에요. 웃긴 답변 같지만 이게 진심이에요”
“재미있는 건, 제가 영화를 만들 때마다 사람들의 ‘이번 영화는 짐 자무쉬의 개인적인 영화야’라고 얘기한다는 점이죠. 제 영화들은 모두 다르지만 비슷한 유전자를 갖고 있는 것 같긴 해요. 하지만 제 이야기만 담는 건 아니에요. 저는 배우들의 특징을 캐릭터의 일부로 넣는 걸 좋아해요. 골쉬프테 파라하니는 이란 사람이니까 그에 어울리는 음악을 넣었죠. 로라의 흑백 아이템 속에 페르시아 글자도 섞었어요. 아담 드라이버는 해군 출신이라는 게 인상적이었어요. 그래서 당시 사진을 영화 속에 등장시켰고 바에서 남자를 제압할 때 그때 배운 기술을 썼어요”
“영화를 찍을 때도 제 스타일이 반영돼요. 스토리보드를 만들지도 않고 숏 리스트를 쓰지도 않죠. 미리 장면을 어떻게 찍을지 생각을 하고 공유하긴 하지만… 엄격하진 않아요. 이런 느슨한 분위기들이 영화에 담길 수도 있겠죠. 그게 좋아요!”
“분명히 얘기할 수 있는 건, 이 영화가 무언가 선택할 수 있는 것에 대해 이야기한다는 점이에요. 패터슨은 버스 운전사이지만 시인이 되는 것을 선택하죠. 로라는 계속 새로운 꿈을 꾸고요. 자신의 길을 선택할 기회가 있다는 것은 행운이고 행복이에요”
# 짐 자무쉬 감독의 인터뷰 중에서 소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