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은 NEW가 <부산행>을 타고 달려 드라마 <태양의 후예>로 정점을 찍은 한해였다. 지난해 유일의 천만영화였던 <부산행>은 해외 25여개국에서 개봉해 약 4600만달러의 매출을 올렸고, 첫 자체 제작한 드라마 <태양의 후예>는 한국과 중국에 동시 방영되면서 각각 시청률 38.8%, 누적 조회수 44억뷰를 돌파해 한류의 불씨를 재점화했다. 이에 탄력을 받은 NEW는 조직을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인하우스로 영화와 드라마를 기획·제작하는 스튜디오앤뉴와 극장사업에 박차를 가할 영화관 수급팀을 신설한 것이 눈에 띄는 변화다. 개편을 맞아 영화사업부 본부장에서 영화사업부 총괄상무이사로 승진한 박준경 영화사업부 총괄상무이사를 만났다.
-대대적인 조직개편과 인사이동이 있었다.
=2016년은 창립 이래 가장 큰 변화가 있었던 해다. 기존 사업부서에 있던 세명의 이사가 상무로 승진했고 스튜디오앤뉴, 극장사업을 비롯한 신규 사업도 시작됐다. 각각의 사업에 책임감을 갖고 집중하는 동시에 신규 사업도 제대로 자리잡게끔 하기 위한 개편이다.
-2016년 사업을 돌아보면 어땠나.
=NEW는 매년 새로운 일들을 시도했지만, 2016년을 돌아보면 유독 여태까지 하지 않았던 것에 도전한 프로젝트들이 성과가 좋았다. 좀비를 소재로 한 <부산행>, 원전을 다룬 <판도라>, 첫 제작한 드라마 <태양의 후예> 등이 성공했다는 의미가 크다. 남들이 하지 않았던 방법으로 차근차근 준비해나간 것들이 좋은 성공사례를 만들었고, 내부적으로 단단해지는 시기였다.
-<부산행>은 지난해 최고의 흥행작이었다. 좀비라는 소재에, 독립 애니메이션 작업을 이어오던 연상호 감독의 첫 상업극영화 데뷔작을 과감하게 여름 시장 블록버스터로 택한 안목이 돋보였다.
=<사이비>(2013) 때부터 함께한 연상호 감독의 뛰어난 연출력과 에너지에 주목했고, 실사영화를 하면 ‘대박’을 내겠다는 가능성을 보고 의기투합했다. <부산행>은 신선한 소재와 보편적인 정서가 있는 영화로 구상 단계부터 반했다. 장르에 대한 선입견이 없는 해외 영화제에서 선공개해 좋은 반응을 이끌어낸 후 국내에서의 호평으로 이어가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다.
-반면, <널 기다리며> 등 중급 영화들은 힘을 쓰지 못했다.
=NEW가 여기까지 오는 데 기반이 된 건 그런 중급 영화들이었는데, 지난해엔 기복이 있었다. 시장의 쏠림 현상 속에서 돌파구를 찾기 위해 노력 중이고, 올해엔 고유의 미덕을 가진 중급 영화들이 관객에게 더 어필할 수 있도록 해보려 한다.
-첫 제작한 드라마 <태양의 후예>도 괄목할 성과를 냈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드라마 및 영화를 자체 제작하는 스튜디오앤뉴를 설립한 건가.
=이 드라마를 온전히 구현하기 위해선 기존 드라마 제작 구조로는 어렵겠더라. 온라인 스트리밍 판권을 중국에 선판매하고 PPL 수익으로 제작비를 확보한 후 전회 사전제작을 했다. 이번 기회로 드라마의 시장 가능성을 봤기에 스튜디오앤뉴를 만들었다. 자체적으로 좋은 콘텐츠를 수급하기 위한 시도다. 고구려의 안시성 전투를 다룬 김광식 감독의 사극영화 <안시성>과 드라마 <동네변호사 조들호2>가 첫 작품이 될 예정이다.
-극장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영화관 수급팀이 신설됐고 씨네스테이션Q라는 극장명도 생겼다.
=경주가 1호 극장이 될 것 같다. 목포, 구미, 진접, 신도림 등에서 올해 오픈하는 게 목표다. 입지조건과 유동인구 등을 고려해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NEW는 양보다는 질, 점유율보다는 수익률을 중시하니까.
-2017년 라인업이 풍성하다.
=필살기가 하나씩 있는 영화들이다. 따뜻한 영화 <사랑하기 때문에>로 새해를 시작하고, 지금 한국 상황에 영화적 상상력을 발휘한 한재림 감독의 <더 킹>과 양우석 감독의 <강철비>가 상반기, 하반기를 책임질 예정이다. 이외에도 허정 감독의 호러 감각을 보여줄 <장산범>, 정병길 감독이 액션의 끝을 보여줄 <악녀>, 등 개성 강한 작품들이 많다. NEW는 늘 신인감독에게 관심이 많은데, 올해도 김준성 감독의 <루시드 드림>과 양경모 감독의 <원라인>이라는 신선한 데뷔작이 기다리고 있다. 콘텐츠의 본질에 집중하면서 신나게 일해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