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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잭 리처: 네버 고 백> 에드워드 즈윅 감독
장영엽 2016-11-24

1편의 그 냉혹한 해결사가 아니다. 크리스토퍼 매쿼리가 제작자로 물러나고, <가을의 전설>(1994), <라스트 사무라이>(2003) 등을 연출한 에드워드 즈윅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잭 리처: 네버 고 백>이 11월30일 개봉한다. 이번 영화에서 잭 리처(톰 크루즈)는 스파이 혐의를 받고 억울하게 수감된 수잔 터너 소령(코비 스멀더스)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현실과의 모든 연결고리를 끊고 살아가려던 1편의 잭 리처를 생각하면, 엉성하고 서툴지만 조금씩 누군가와의 관계 맺기를 시도하는 2편에서의 그의 모습은 확연한 변화로 다가온다. 어떤 규모의 영화를 연출하든 늘 캐릭터간의 관계를 중요하게 다뤄온 에드워드 즈윅 특유의 연출 스타일이 시리즈에도 영향을 미친 것 같다. 11월7일 톰 크루즈와의 내한 기자회견을 마친 뒤, 에드워드 즈윅 감독을 만나 영화에 대한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잭 리처: 네버 고 백> 이전에 시리즈영화의 속편을 연출한 적이 없다. 이번 영화를 준비하며 기존 작업과는 다른 고민을 했을 법하다.

=사실 처음에는 내가 정말로 이 영화를 하고 싶은지 확신할 수 없었다. 그동안 영화를 만들때 나는 (이미 구축된 세계에 합류하는 것이 아니라) 늘 스스로의 세계를 창조하는 데 주목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리 차일드의 원작 소설을 읽고 <잭 리처: 네버 고 백>의 제작을 맡은 톰 크루즈, 크리스토퍼 매쿼리와 얘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이 작품을 해야 하는 이유가 좀더 뚜렷해졌다. 1편을 존중하지만 나는 이 작품을 통해 1편과 완전히 다른 나만의 잭 리처 영화를 만들고자 했다.

-시리즈의 첫 영화 <잭 리처>(2012)는 원작자 리 차일드의 ‘잭 리처 컬렉션’ 중 9편인 <원샷>을 기반으로 했고, 이번 작품은 18번째 이야기인 <네버 고 백>을 영화화했다. 이건 스스로 내린 결정인가. 원작을 영화화하며 어떤 점을 유지하고, 또 어떤 점을 다르게 만들고 싶었나.

=내가 합류하기 이전부터 <네버 고 백>의 영화화는 이미 결정되어 있었다. 톰 크루즈를 비롯한 제작진이 2편에서는 잭 리처의 내면을 보다 심층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이 작품을 선택한 것 같다. 시나리오를 쓰는 입장에서는 세상과 스스로 격리되어 살아온 사람이 갑자기 감정적인 요소에 직면하게 될 때, 그가 마주하는 감정은 어떻게 보면 물리적인 싸움보다 더 무서운 것일 수도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더불어 잭 리처의 상대역으로 위대하고 강력한 여성이 등장할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그래야만 잭 리처라는 인물의 배경을 더 잘 설명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수잔 터너라는 여성 캐릭터를 비중 있게 구축하는 건 그래서 중요했다. 사만다 듀튼(다니카 야로시) 역도 마찬가지다. 이 인물은 원작 소설에 보면 초반부와 결말에 잠시 언급되는 정도인데 우리는 그녀를 영화 전편에 걸쳐서 보여주고 싶었다. 영화의 긴장감을 증폭할 수 있는 인물이자 잭 리처가 어떤 사람인지 그녀를 통해 더 잘 알 수 있게 되리라고 생각해서다.

-바로 그 점이 이 영화의 인상적인 관전 포인트다. 많은 액션 블록버스터 프랜차이즈에서 여성 캐릭터들은 남성주인공이 미션을 수행하는 데 도움을 주는 사이드킥 역할에 머문다. <잭 리처: 네버 고 백>에는 잭 리처와 대등한 비중과 역할을 지닌 듯한 강력한 여성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페미니즘적 시각에서 접근한 부분이 있었다. 여성이 신체적으로 뛰어날 뿐만 아니라 의사 결정 과정에서도 좋은 판단을 내리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지금 현재의 미국은 문화적으로 굉장히 흥미로운 시기를 관통하고 있다. 성평등과 성역할에 대한 이슈가 문화의 중심에 놓여 있고 우리 영화도 그런 시대적 분위기를 반영하고자 했다. 더불어 톰 크루즈는 상대 여배우의 역할을 무척 중요하게 여기는 배우로 알고 있다.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2015)의 레베카 퍼거슨이 그랬고, <엣지 오브 투모로우>(2014)의 에밀리 블런트가 그랬듯 말이다. 사실 잭 리처는 세상과 관계가 단절된 사람인데, 이번 영화에서는 놀랍고 뛰어난 두명의 여성이 등장해서 이야기가 더 흥미로워지는 것이다.

-잭 리처 역의 톰 크루즈와는 <라스트 사무라이> 이후 13년 만에 다시 협업하게 됐다. 이번 영화현장에서 새롭게 느낀 점이 있다면.

=톰과 처음 작업했을 때 워낙 결과물이 좋았고, 그와 함께 일하는 과정 또한 나에게는 정말 유익했다. 어떤 배우와 함께 일하게 되면 그 과정에서 많은 걸 알게 되는 동시에 제대로 표현하지 못해 아쉬운 부분도 있기 마련이다. 이번 영화에서는 내가 이전에 발견하지 못했던 톰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라스트 사무라이>를 준비할 때 톰은 6개월 동안 일본 검술 훈련을 받았다. <잭 리처: 네버 고 백>에서도 극한 훈련을 받은건 마찬가지지만 이번 영화에서는 캐릭터의 감정을 찾아가는 데 좀더 중점을 두었다는 점이 다른 것 같다.

-미국의 다양한 도시를 유랑하며 사건을 해결하는 건 소설 잭 리처 시리즈의 특징이다. 이번 영화의 주요 무대는 뉴올리언스다. 이 공간적 배경을 어떻게 담아내고 싶었나.

=우선 일반적으로 흔히 볼 수 있는 로케이션은 기피하고 싶었다. 뉴올리언스는 강렬함이 응축되어 있는 도시다. 역사적인 배경도 그렇지만 부패와 마약 등 강력 범죄가 문제인 도시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이 영화의 이야기를 풀어나가기에 적합한 장소라고 생각했다(에드워드 즈윅 감독은 이날의 기자회견에서 뱀파이어, 몬스터 등 호러의 전통을 담고 있는 도시 뉴올리언스의 핼러윈 축제 기간 도중 실제로 퍼레이드가 열리는 장면을 주요 추격 신의 배경으로 조명했다는 일화를 전했다.-편집자).

-스릴러, 범죄영화를 보는 건 좋아했지만 직접 연출한 건 이번 영화가 처음이라고 알고 있다. 어떤 점이 흥미롭고, 어떤 점이 어려웠나.

=이야기 안에서 서스펜스를 유지하면서 동시에 인물간의 관계를 가져가는 게 어렵더라. 무엇보다 한쪽으로 치우치는 걸 지양하고 싶었다. 이야기의 전개를 멈추고 인물만 이야기한다든지, 이야기를 너무 과장되게 보여준다든지 하는 표현방식은 피하고 싶었다. 이 균형을 맞추는 게 어렵지 않았나 싶다.

-방금 전 기자회견에서 한국영화, 한국 감독들에게 관심이 많다고 했다. 평소에 눈여겨보고 있던 한국영화나 감독이 있다면.

=누군가 이 질문을 할 거라 생각했다. (웃음)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와 김성수 감독의 <무사>를 좋아한다. 두편 모두 근사한 영화였다.

-로맨스영화(<러브 & 드럭스> <원스 앤드 어게인> <어젯밤에 생긴 일>)와 시대극(<가을의 전설> <라스트 사무라이>), 액션 블록버스터(<디파이언스> <블러드 다이아몬드> <비상계엄>) 등 매 작품을 거치며 이처럼 다양한 장르를 경유한 연출자가 많지 않다. 어떤 기준으로 연출작을 선택하는지 궁금하다.

=(한참 생각하다가) 나의 2년을 투자할 가치가 있을 만한 영화를 만든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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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