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가 새롭게 제작한 프랑스 시리즈물 <마르세유>를 촬영 중인 배우 제라르 드파르디외.
2009년 시작해 올해로 7회째를 맞는 ‘시리즈 마니아 페스티벌’은 파리의 포럼 데 이마주와 UGC멀티플렉스 극장에서 4월15일부터 10일간 세계 20개국에서 온 54개의 TV시리즈물을 무료로 상영하는 행사다. 이 릴레이 공짜 만찬은 지난 4월15일, 마틴 스코시즈 감독과 가수 믹 재거가 공동제작한 <바이닐>의 파일럿 프로그램을 2700명의 관객을 한꺼번에 수용할 수 있는 그랑 렉스에서 상영하면서 시작되었다. 이날 저녁은 이 시리즈의 주인공인 배우 보비 카나발, <소프라노스>의 크리에이터 데이비드 체이스가 참석하면서 어지간한 로큰롤 콘서트장 못지않게 시끌벅적했다. 카나발과 체이스 외에도 <더 파이브>의 크리에이터 할런 코벤, <아메리칸 크라임 스토리>의 쿠바 구딩 주니어, 왕년 <덱스터>의 두뇌이자 지금은 데이비드 쉬머와 함께 <피드 더 비스트> 시리즈를 준비 중인 클라이드 필립 등 미국 시리즈물의 강력한 영향력을 만끽할 수 있는 인물과 작품들이 시리즈 마니아 페스티벌의 주요 이슈임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페스티벌에서 상영되는 작품들과 40여명의 게스트들은 다양한 국적, 장르, 제작 시스템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올해는 특히 시리즈물의 다양성을 장려하기 위해 처음으로 전세계 8개국- 프랑스, 아르헨티나, 오스트레일리아, 벨기에, 이스라엘, 노르웨이, 스웨덴, 영국- 에서 갓 배달된 8개의 월드 프리미어 작품이 경쟁하게 된다. 이와 함께 16편의 웹 시리즈물들을 소개하는 자리도 마련되어 있는데, 초청된 작품들 중에는 한국의 <대세는 백합>도 눈에 띈다. 시리즈 마니아 페스티벌의 집행위원장 로랑스 헤즈베르그는 이 축제를 파리의 지역 문화 행사가 아닌 국제적인 ‘TV시리즈 산업의 칸국제영화제’ 같은 존재로 키워나가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세리필(seriephile, 시리즈물을 사랑하는 관객)을 위한 진정한 축제로 인정받을 수 있을지 앞으로 꾸준히 지켜봐야 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