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News & Report > News > 국내뉴스
아시아영화사의 고전들이 한 자리에 모인다!
2002-03-25

`아시아필름페스티벌`, 4월21일 시작, 미조구치 겐지 무성영화 등 상영먼지 덮인 채 필름창고에 잠들어 있던 아시아영화의 과거가 스크린 위에 펼쳐진다. 한국영상자료원과 시네마테크 부산이 함께 주최하는 ‘아시아필름페스티벌: 아시아영화의 위대한 유산’은 역사적으로 큰 의미를 갖는 아시아영화의 고전을 소개하는 행사. 세계영상자료연맹(FIAF) 총회(4월21∼28일)의 부대행사인 이번 영화제는 아시아 각국의 필름아카이브에 보관돼 있는 작품 중, 영화사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가지지만 그동안 소개는 잘 되지 않았던 작품들을 보여준다. 이 영화제에서 소개되는 14개국 30편의 영화는 4월21일부터 24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 소극장에서, 26일부터 28일까지 한국영상자료원 영사실에서 상영되며, 5월에는 부산의 시네마테크 부산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영화제에서 가장 관심을 모으는 작품 중 하나는 이란 소흐랍 샤히드 살레스 감독의 <정적인 삶>(1974). 이 작품은 시골의 철도 건널목을 외로이 지키는 한 노인이 갑작스레 해고된 뒤 겪는 삶을 그린다. 사실적이면서도 일부 장면에서 엿보이는 초현실적인 분위기가 기묘한 조화를 이루는 이 영화는 그해 베를린영화제에서 은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란영화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에 비해 그동안 국제적으로 덜 알려진 편인 살레스 감독은 모흐센 마흐말바프나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의 정신적 스승으로 꼽히는 인물. 인도 고빈단 아라빈단 감독의 <서커스 텐트>(1978) 또한 흥미로운 작품이다. 캘커타와 함께 인도 예술영화의 본산지로 꼽히는 서남단의 케랄라주 출신인 아라빈단 감독은 자연주의적 작품세계를 펼쳐왔다. 그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이 작품은 사람과 자연의 관계를 서정적이고 아름답게 그리는 시적인 영화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인도 최초의 장편 극영화인 D.G. 팔케 감독의 <라자 하리샨드라>를 비롯한 1910∼30년대 인도의 무성영화들이나, 60년대 타이 독립영화의 대표작 중 하나인 라타나 페스톤지 감독의 <블랙실크>(1961) 복원판 등도 좀처럼 접하기 힘든 작품. 또 장쉬추안 감독의 <사랑은 힘들어>(1922), 부완창 감독의 <사랑과 의무>(1931)는 1920∼30년대의 중국 리얼리즘영화를 파악할 수 있게 한다. 일본 미조구치 겐지 감독의 무성영화 <폭포의 흰 줄기>(1933), 중국 첸카이거 감독의 <황토지>(1984), 대만 허우샤오시엔 감독의 <펑쿠이에서 온 소년>(1983), 리선펑 감독이 만든 이소룡 주연작 <인해고홍>(1960) 등이 눈길을 끄는 영화들. 이외에도 라오스, 몽골, 우즈베키스탄 등의 낯선 영화들이 이번 영화제를 통해 소개된다. 영화제의 프로그래밍에 참여한 김지석 부산영화제 프로그래머는 “이번에 소개되는 작품들은 각국 필름아카이브를 통하지 않으면 좀처럼 만나기 힘든 작품들로, 한국 영상자료 보존의 발전을 위한 자극제 역할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문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