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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대학교] 깊이 있는 교양교육과 트렌디한 커리큘럼의 콜라보레이션
김수빈 사진 오계옥 2015-12-15

경희대학교 예술디자인대학 연극영화학과

“배우는 인간의 삶에 대해 생각하고, 그 삶을 표현하는 직업이다. 그래서 사람을 벗어난 작업은 있을 수 없다.” 배우 최민식의 말이다. 배우뿐만이 아니라 영화를 만드는 모든 사람들은 인간의 삶에 대해 생각하고 그 삶을 표현하는 과정에 있다. 영화가 아무리 기술 발전과 밀접한 영역이라 해도 영화의 본령은 인간과 세계에 대한 성찰에 있다. 많은 영화과들이 기술 진보에 맞춰 커리큘럼을 재편하고 실용성을 강화하는 데 중점을 두지만 여전히 영화예술의 본질을 탐구하는 데 교육의 가장 큰 방점을 두는 학교가 있다. 바로 ‘전천후 예술인 양성’을 목표로 전인교육을 행하는 경희대학교 연극영화과다.

학문의 본질을 강조하는 경희대학교의 학풍은 ‘후마니타스 칼리지’라는 교양교육 과정에 그대로 담겨 있다. 후마니타스 칼리지는 ‘사람에 대한 폭넓고 깊이 있는 이해가 전공분야와 밀접히 결합돼야 한다’는 신념 하에 2011년 신설돼 ‘인문학, 사회과학, 자연과학을 넘나드는 융합적 교육’을 실천하고 있다. 연극영화과 학생들은 후마니타스 칼리지의 탄탄한 교양교육과정을 이수하며 사고의 지평을 넓힌다. 인간과 세계 전반에 대한 이해를 돕는 ‘문명 전개의 지구적 문맥’이라는 중핵 교과를 중심으로 글쓰기, 영어교육, 시민교육이 속한 기초 교과와 ‘생명, 몸, 공생체계’, ‘의미, 상징, 공감’ 등 7개 주제로 나뉜 배분 이수 교과 등이 그 곁을 겹겹이 둘러싸며 탄탄한 커리큘럼을 이룬다. 작가들이 탐닉하는 주제들이 후마니타스 칼리지의 교육과정에 모두 녹아 있으니, 영화계의 거장을 꿈꾸는 이들에게는 꼭 필요한 공부라고 할 수 있겠다.

기초에서 시작해 스펙트럼을 넓혀가는 커리큘럼

경희대학교 연극영화학과는 연극트랙과 영화트랙으로 나뉜다. 신입생도 구분해 모집하지만 학생들은 트랙 구분 없이 자유롭게 수업을 수강할 수 있다. 후마니타스 칼리지의 교양교육에 더해 연극영화학과에서는 이론과 실기의 균형잡힌 커리큘럼을 갖추고 있다. 소수 정예 및 일대일 수업을 원칙으로 고전부터 트렌드까지 아우르는 다채로운 커리큘럼을 선보인다. 연극트랙부터 살펴보자면 학생들은 입학과 동시에 기본적인 신체 감각 훈련을 통해 배우가 갖춰야 할 기본기 다지기에 돌입한다. 학년이 올라가면 ‘전통연희실습’, ‘실험극과 오브제’, ‘근대극워크숍’ 등 시대와 장르를 넘나들며 폭넓은 배움에 집중한다. ‘뮤지컬 플레이 워크숍’, ‘크리에이티브 시어터 워크숍’ 등 독창적인 워크숍 과목들도 눈에 띈다. 매학기 열리는 정기공연에는 전 학년이 참여해 강도 높은 연습과 준비를 바탕으로 학부 수준을 넘는 질 높은 공연을 선보인다.

연극트랙 2학년 과정의 ‘즉흥연기’ 수업 참관을 위해 수원에 위치한 국제캠퍼스로 향했다. 서울역에서 M5107번 버스를 타니 학교까지 채 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M5107번뿐만 아니라 스무대에 가까운 다양한 노선의 버스가 경희대 국제캠퍼스를 통과하거나 종착지로 삼고 있다. 캠퍼스간 셔틀버스도 마련돼 있어 수도권에서는 얼마든지 편리한 통학이 가능해 보였다. 예술대학 내 연기연습실에 도착하자 ‘즉흥연기’ 수업을 듣기 위해 학생들이 모여 있었다. 명랑한 수다를 떨던 이들에게서 학과 특유의 유쾌하고 허물없는 분위기가 느껴졌다. 수업을 맡은 이영란 교수는 매체 구분 없이 전방위에서 활약하는 베테랑 배우다. 수업 시작과 동시에 학생들은 연습실을 돌며 가볍게 몸을 풀었다. 이내 교수의 지도에 맞춰 동작에 묻어 있는 인위성을 최대한 덜어낸 채 서로 등과 등, 팔과 팔을 맞대며 교감했다. 학생들 한명 한명에게 내재된 에너지를 일깨우고 배우에게 필수적인 즉흥성과 순발력을 키우는 시간이었다.

영화트랙 또한 깊이와 넓이를 모두 갖춘 체계적인 커리큘럼을 자랑한다. 학생들은 1학년 입학과 동시에 영상예술의 두 가지 구성요소인 이미지와 사운드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쌓는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현대영화연구’ , ‘한국영화연구’ 등 탄탄한 이론교육과 각종 실습교육이 보를 맞춰 진행된다. ‘디지털 편집 실습’, ‘고급촬영과 조명’, ‘사운드 프로덕션’ 등 기술 전반에 대한 이해를 돕는 수업이 눈에 띈다. 영화뿐만 아니라 방송, 뮤직비디오, TV-CM 등 다양한 매체를 다루고 있기도 하다. 연극과 영화 두 트랙의 학생들은 함께 작업을 진행하며 서로의 분야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끈끈한 관계를 이어나간다. 이효인 학과장은 영화트랙 3학년 과정에 있는 ‘카메라 연기와 연출’ 수업을 소개하며 “원래 연출 지망생들을 위한 과목이었지만 연기전공 학생들이 대거 참여하면서 융합적 연출•연기 효과를 내고 있다”고 전했다.

사진제공 경희대학교

학생 맞춤형 실기 환경과 실력과 권위를 갖춘 교수진

경희대 연극영화학과는 최적의 교육 및 실기 환경을 갖추고 있다. 2008년 기존의 블랙박스 공연장과 더불어 신예술디자인관 내 600석 규모의 극장을 신축했다. 뿐만 아니라 60평 규모의 영화촬영 스튜디오, 녹음실, 연기 랩 및 영화 랩들, 의상실, 분장실, 소품실, 무대제작실, 출연자대기실을 보완 및 신설하여 실습공간으로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학생들은 실습공간을 24시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학생을 우선시하는 학과의 태도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연극과 영화 제 분야에서 실력과 권위를 인정받은 교수진은 경희대 연극영화과의 강점 중 하나다. 한국영상자료원장을 역임했던 영화평론가 이효인 교수, <꽃잎> <한공주> 등에서 열연한 이영란 교수, <마술피리> <오페라의 유령> 등 대작 오페라와 뮤지컬을 연출한 김학민 교수, 다큐멘터리 연출가 김재성 교수, 극영화 연출가 김정호 교수 등이 실력 있는 영화인 양성에 힘쓰고 있다. 특히 김학민 교수의 경우 최근 국립오페라단장으로 취임해 첫 작품을 성공적으로 끝마친 바 있다. 16년의 길지 않은 역사에 비해 배출한 졸업생들도 면면이 화려하다. 공유, 성유리, 김옥빈, 고준희 등 대중의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연기자들을 비롯해 <마이 블랙 미니드레스>의 원작자 김민서, 김진만 MBC PD, 조웅 KBS PD 등이 문화예술계 전반에서 활약하고 있다.

입시전형

경희대학교 연극영화학과는 정시 나군에서 30명을 선발한다. 영화연출 및 제작 전공은 수능 중심으로 20명, 연극 및 뮤지컬 연기 전공은 실기 중심으로 10명을 모집한다. 영화연출 및 제작 전공은 수능 70%와 실기고사 30%를 반영하며, 실기고사는 3시간 내에 주어진 한 장면을 토대로 앞뒤 장면을 연상해 10장면 내로 이야기를 구성하는 시험이다. 연극 및 뮤지컬 연기 전공은 수능 40%와 실기고사 60%를 반영하며, 실기고사는 지정연기 및 자유연기와 간단한 구두면접으로 이뤄진다. 두 전공 모두 영역별 수능 성적 반영 비율은 국어 50%, 영어 50%다.

“교양교육은 창작과 연기에 스며든다”

예술디자인대학 연극영화학과 이효인 학과장

-경희대 연극영화학과만의 특징은.

=기능적인 예술가가 아닌 사상(思想)하는 예술가, 출세하는 예술가가 아닌 봉사하는 예술가, 교양교육을 토대로 한 예술 기량의 향상 등이 우리 학과가 추구하는 방향이다.

-후마니타스 칼리지를 통한 교양교육을 여전히 중시하는지.

=그렇다. 교양교육은 영화와 연극을 하는 학생들의 기본적인 세계관, 구체적인 창작과 연기 등에도 스며들어서 생각과 태도의 변화를 보여준다. 학생들이 단순히 기술을 따라 배우는 게 아니라 이론적으로 고민하며 생각할 수 있게끔 가르친다. 이는 졸업영화의 수준 향상, 연기전공 학생들의 기량 향상과도 연관이 있다.

-특별히 소개하고 싶은 수업이 있다면.

=연극트랙 4학년 과정에 ‘기획과 창업’이라는 수업이 있다. 이 수업은 예술가 지망 학생들에게 현실에서 필요한 여러 가지 준비를 제공한다. 선배, 전문가, 대가 특강을 실시할 뿐 아니라 개인별 포트폴리오나 기획안 등에 대한 현장인들의 피드백이 이뤄진다.

-포스트 모던음악과 등 타 과와 연계가 활발하다.

=포스트 모던음악과와의 협동공연 등은 두 학과 학생들 모두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두 과 학생들이 서로에게 음악적 접근, 연기적 접근법의 차이를 배운다. 향후에는 인접 영상 및 디자인 관련 전공들과 학점 인정 형태로나마 보다 첨단적인 것, 보다 근본적인 것들을 교류하는 프로그램으로 발전할 필요가 있다. 좀더 화학적 결합의 길을 모색하고 있다.

-편입학 전형에서 중점적으로 보는 것은.

=편입학 전형 과정은 기본 수학능력 평가와 면접으로 이루어진다. 면접에서는 특히 학생의 잠재성을 중점적으로 본다. 전공에 대한 태도와 목적, 그리고 전공을 해야겠다는 의지가 동반된 잠재능력이 중요하다.

-학생들에게 실기고사 팁을 준다면.

=학원에서 배운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드러낼 필요가 있다. 솔직한 생각의 정서적 표현, 정서적 집중 능력의 제시, 자신만의 독특한 생각 등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