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머리, 하얀 피부, 차분한 목소리, 술을 잘 못 마시는 체질, 여행을 즐기는 생활이 닮았다. 반면 한 사람은 축구광, 한 사람은 영화광, 한 사람은 분위기 주도형, 한 사람은 분위기 맞춤형이다. 부드러운 눈매와 날카로운 눈매도 두 배우의 이미지를 갈라놓는다. 달라서 공통점이 부각됐고, 친해서 한편으로 닮아 보였다. “<파수꾼>을 봤던 그날의 여운이 아직까지 생생하다”던 권율은 “동년배이지만 내가 리스펙트할 수 있는 배우가 나타났다는 느낌이었다”라고 이제훈에 대한 인상을 전했다. 이제훈 역시 뒤질세라 권율의 친화력과 유쾌함을 배우고 싶다는 말을 거듭 반복했다. 비밀을 공개해달라는 질문에 제대로 된 ‘비밀’이 나오지 않자 서로의 비밀을 공개해줄 만큼 속속들이 서로를 아는 사이. 아직 같은 작품에 출연한 적 없는 권율과 이제훈. 두 배우의 우정 그리고 선의의 경쟁이, 언젠가는 한 작품 안에서도 빛을 발하길 기대해본다.

그들에게 물었습니다, 10문10답

1 요즘 나의 활동은. 2 사람의 OO은 어떤 사람. 3 사람에서 나와 가장 어색한 사람은. 4 사람에서 나의 연기상담/고민상담 상대는. 5 사람에서 보여지는 이미지와 실제 모습이 가장 다른 사람은. 6 사람의 분위기 메이커는. 7 내가 (서로 상대에게)로 태어난다면 난 뭘 할 거다. 8 2016년에 이건 꼭 해야겠다. 9 사람 10주년 기념 비밀 한 가지씩 공개하기. 10 내가 사람엔터테인먼트 대표라면.

권율

1 이틀 뒤 사람엔터 배우 중 처음으로 <SNL 코리아>에 나간다(11월14일 방송.-편집자). 선봉으로 나가 팔다리를 잃고 올지도. (웃음) <식샤를 합시다>가 tvN 예능국에서 만든 드라마라 그 인연으로 출연하게 됐다. 김종관 감독의 <최악의 여자> 촬영이 최근 끝났고, 이우철 감독의 <사냥> 촬영도 곧 마무리될 거다. 2 (이제훈은) 나보다 동생임에도 불구하고 의지가 많이 되는 친구다. 침착하고 차분한 성격이다. 또 굉장히 예의 바르고, 안 본 영화가 없을 정도로 영화를 많이 보고, 어렸을 때 좋은 것을 많이 먹었는지 대단한 강철체력이고, 자기관리가 철저하다. 3 윤계상. 너무 친해서 어색하달까. 계상이 형이 사람엔터로 온 뒤 연락이 좀 줄었다. 예전엔 일주일에 대여섯번씩 만났는데 요즘은 한달에 한두번 본다. 4 배우로서의 길에 대한 밑그림이나 개인적 고민은 이소영 대표님과 많이 나눈다. 5 글쎄, 기자님이 보기에 조진웅 선배의 이미지는 어떤가? (“호방할 것 같다”고 답하자) 실제로 그렇다. 의도적 이미지 메이킹은 없다. 사람엔터 배우들 모두 꾸밈없고 솔직하다. 6 사람엔터에서 오랜 시간을 보낸 조진웅, 이제훈, 한예리. 단지 분위기를 흥겹게 돋워서가 아니라, 사람엔터의 분위기를 만든 사람이 이들 배우란 생각이 든다. 이를테면 리버풀의 제라드, 첼시의 램파드 같은 존재랄까. 혹은 퍼기(알렉스 퍼거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전 축구감독)와 퍼기의 아이들- 긱스, 스콜스, 베컴-같은. 7 제훈이가 되기 싫다는 건 아닌데 지우로 태어나고 싶다. 이제 열아홉, 스물인 데다 얼마나 예쁜가. 8 작품을 많~이 하고 싶다. 많이!! 9 내 전화번호는…. (웃음) 자주 가는 동네 세탁소 아주머니가 자꾸 나에게 탤런트냐고 물어보시는데, 아니라고, 대학생이라고 신분을 속였다. 10 질문이 쿠데타 아냐? (웃음)

이제훈

1 <명탐정 홍길동> 촬영이 4월에 끝났고 지금은 드라마 <시그널>(내년 1월 tvN 방송 예정) 촬영 중이다. <미생>의 김원석 감독과 <싸인>의 김은희 작가의 작품이고 김혜수, 조진웅 선배와 함께 출연한다. 장기 미제사건 전담반 소속 프로파일러 역이다. 2 (권율은) 같이 있으면 유쾌한 사람이다. 나는 웃기는 재주도 없고 이야기하다보면 어느새 진지해지고 마는데, 율이 형과 있으면 밝아진다. 3 김재영. 재영이 형이 사람엔터에 들어왔을 때 군입대했다. 개인적으로 재영이 형을 좋아하지만 자주 만날 시간이 부족했고 작품으로 만난 적도 없어서 아직은 좀 어색하다. 재영이 형 역시 나를 어색해할 수도. (웃음) 4 이소영 대표님과 권율. 율이 형과는 코드가 잘 맞아서 편히 얘기도 하고 여행도 같이 다니는 사이. 5 굳이 꼽자면 최원영. 드라마에선 사이코패스 살인마 같은 센 역할들을 맡으셨는데, 실제론 재밌고 유쾌하다. 술 좋아하고, 패션 센스 좋고. 6 권율. 7 (권율이 된다면) 사람들을 많이 만나겠다. 시간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모르겠어, 라고 느끼게끔 유쾌함을 전파하겠다. 8 회사 식구들 모두 모아 거국적으로 회식 한번 하는 거. 그리고 군대 가기 전엔 정말 정신없이 달렸다. 브레이크 걸릴 시점이 눈앞에 보이니까 하루라도 헛되이 시간을 보내고 싶지 않아서 쉴 새 없이 작품을 했다. 이제는 좀더 멀리 볼 때인 것 같다. 여행도 다니고, 그러면서 영감도 얻는 시간들이 더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9 밤에 혼자 안경 쓰고 강남구에 위치한 극장에 영화보러 자주 간다. 외출할 때 (나름 위장하려고) 안경을 쓰는데 사실 시력이 좋다. 10 나이는 어리지만 연기에 대한 열정이 가득한 아역 친구들을 영입하고 싶고, 회사의 히스토리를 보여줄 수 있는 쉼터, 많은 사람들이 쉬었다 갈 수 있는 퍼블릭한 공간을 만들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