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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와 아르바이트 사이에서 길을 잃지 않는 법
윤혜지 사진 백종헌 2015-11-05

부산국제영화제 ‘올해의 배우상’ 수상한 <혼자>의 이주원과 <소통과 거짓말>의 장선이 만나다

장선, 이주원(왼쪽부터)

장선

1988년생. 단국대학교 공연영화학부 졸업. 2007년 KBS 홈페이지 광고로 데뷔했고, 장편영화는 <소통과 거짓말>이 첫 작품이다. <독살미녀 윤정빈>(2013), <늦게핀 꽃>(2014), <민중의 적>(2014), <정의란 무엇인가>(2015)에서 이현정 연출가와 함께 일했고, 김예나 연출가와 <당신은 지금 고도를 기다리고 있습니까?>(2013), <도시 속 마피아>(2014), <작당모의>(2015), <빨간 휴지 줄까, 파란 휴지 줄까>(2015) 등을 작업했다. 이승원 감독과는 연극 <사랑한다면 이들처럼>(2012)에서 처음 만났다. 지금은 잠시 숨 돌리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주원

1976년생. 부산예술대학교 연극과 졸업 후 곧바로 <난타>(2001)로 데뷔. <경남창녕군길곡면>(2008∼2009)과 이승원 감독이 연출한 <더 스토리 오브 노틀담 드 파리>(2009∼2010)에서 <소통과 거짓말>의 또 다른 배우 김선영과 공연한 바 있다. 연극 <이형사님 수사법>(2010∼11), <너와 함께라면>(2011∼12), <노이즈 오프>(2012), <환도열차>(2014), <황금연못>(2014) 등에서 활약했고, 올해 연극 <다락방>으로 일본 5개 도시, 유럽 3개 도시를 순회했다. 영화는 <태극기 휘날리며>의 소대원 왕구 역으로 데뷔해 배우 신동미의 추천으로 이광국 감독의 <꿈보다 해몽>(2014)에 영화감독과 공원관리인으로 출연했고, 현재 후반작업 중인 이광국 감독의 <소주와 아이스크림>에도 집주인 역할로 짧게 출연했다. 최근 출연한 허정 감독의 신작 <장산범>은 현재 촬영 중이다.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 올해의 배우상을 거머쥔 주인공들, 이주원과 장선을 만났다. 한국영화의 오늘-비전 부문 출품작 <혼자>(감독 박홍민)에서 이주원은 박홍민 감독의 자아, 영화 속 공간과 혼연일체가 되어 추운 겨울 산동네를 나체로 뛰어다니고 진폭이 큰 감정 연기를 홀로 버텨냈다. 뉴커런츠 부문 출품작 <소통과 거짓말>(감독 이승원)의 장선은 20대라는 나이가 무색할 정도의 원숙한 연기로 극한의 고통을 자해와 기행으로 풀어내는 여인을 연기했다. <혼자>와 <소통과 거짓말>은 공간 활용과 감독의 연출 방식에 있어서는 극단적으로 다른 길을 택했지만, 많은 장면이 롱테이크로 촬영됐고 배우의 역량이 중시된 영화라는 점이 비슷하다. 인물의 낯선 얼굴 뒤에 어떤 ‘인간’이 있는 걸까 너무도 궁금했던 나머지, 여독도 풀지 못했을 두 배우를 월요일 아침부터 스튜디오로 불러들였다. 고맙게도 약속시간보다 일찍 도착해 잠이 덜 깬 얼굴로 “보일러가 고장난 집”이라든지 “아내와 아기 사이에서 자기 중심을 유지하는 법” 등의 주제로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던 이주원과 장선 사이에 끼어앉아 촬영 후일담과 일상 잡담을 함께 나눌 기회를 얻었다. (<혼자>와 <소통과 거짓말>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씨네21>_벌써 이야기를 나누고 계셨네요. 두분 다 부산에서 뵈었을 때와는 느낌이 좀 달라요.

이주원_저보다 장선씨가 무척 예쁘게 입고 오셨네요. (웃음)

장선_부산에서 입었던 옷이에요. 찜질방에서 자고 왔거든요. 부산 가기 전에 집에 보일러가 고장나서 주인 집에 수리해달라고 했는데 영화제 마치고 오니 물까지 줄줄 새더라고요. 고치는 동안 친구 집이랑 찜질방을 전전하고 있어요.

이주원_아이고, 고생하네.

장선_<혼자> 보니까 선배 앞에서 고생했다고 말도 못 꺼내겠던데요. (웃음)

이주원_내가 할 소린데. (웃음) 나야말로 <소통과 거짓말> 보면서 애도 없는 처녀가 대체 어떻게 저런 연기를 할 수 있었나 싶더라니까. 촬영도 5일 만에 다 한 거잖아요. 연기를 정말 성숙하게 해서 실제로 나이가 더 되는 줄 알았어요.

장선_‘엄마’라는 설정이라 그래 보였나봐요. 연기할 땐 그냥 제 나이라고 생각하고 했어요. 상 받은 건 기쁜데 함께 연기한 (김)권후 선배가 생각나서 마음이 무거웠어요. 선배가 자기 일처럼 엄청 기뻐해주셨는데 제 생각엔 선배가 저보다 훨씬 고생한 것 같거든요.

이주원_장선씨 입장에선 마음이 무겁기도 할 거야. 운칠기삼이라고 생각하면 편해요. (웃음)

장선

<씨네21>_<혼자>는 시민평론가상, <소통과 거짓말>은 넷팩상까지 수상했죠. 감독님들도 기뻤겠어요.

장선_팀 전체가 상 받는 걸 전혀 모르고 있었거든요. 이름 불리자마자 서로 소리 지르고 난리도 아니었어요. (웃음) 이승원 감독님이 그렇게 당황해하는 모습을 처음 봤어요.

이주원_감독보다 더 영화에 애정을 쏟은 사람이 없을 테니까요. 박홍민 감독님은 영화 만들면서 많이 힘들었을 텐데 ‘내 고민이 쓸데없지 않았구나’ 하는 생각도 했을 거예요. 힘을 얻은 것 같아 보여서 저도 좋아요.

<씨네21>_올해의 배우상 심사위원이었던 박중훈, 문소리 배우는 뭐라고 하던가요.

장선_“‘미친년’ 역할이 그저 연기로만 보이기 쉬운 역할인데 독특하게 잘했다”고 해주셨어요.

이주원_정말 혼이 나간 것 같더라니까. 저는 폐막식 전에 박중훈 선배님 뵙고 “상 주셔서 고맙습니다” 했더니 반가워하시기에 저랑 같이 있던 박홍민 감독님과 셋이 얘길 나눴거든요. 한참 이야기하다가 박중훈 선배님이 살짝 착각하셔서 감독님에게 “이분은 매니저 분이시고?”라지 뭐예요. (일동 웃음) 그 뒤로는 ‘감독님’ 두분이서 한참 동안 영화연출을 주제로 얘기를 나누셨죠.

“판단은 감독의 몫”

<씨네21>_<혼자>는 감독의 자전적인 얘기가 바탕이니 감독님과 의견을 나눈 부분이 많았겠어요. 동선과 기술에도 예민한 분이시잖아요.

이주원_그렇죠. 편의점 장면을 여덟번인가 찍었나….

<씨네21>_감독님이 말하길, 아홉 번째 라면을 먹게 하니 주원씨가 화를 냈다고…. 콘티 보고 감독님 설명을 들으며 어째서 여덟번을 참을 수 있었던 걸까 생각했어요. (웃음)

이주원_라면 때문에 화가 난 건 아니었어요. (웃음) 야외 촬영인데 신 자체도 길고, 동선은 정확해야 하니 변수가 너무 많았어요. 배우로서의 정당성을 확보하고 싶었다고 할까요. 감독님 머릿속에 펼쳐진 이야기를 제가 명료하게 이해하고 싶었어요. 대사가 없다보니 상황과 움직임으로 관객에게 이야기를 전달해야 하는데 객관적으로 잘 전달이 되고 있는 것일까 의문이 생겼어요. 그래서 감독님과 각본 쓴 차혜진 PD님과 셋이 상의를 많이 했죠. 롱테이크 촬영은 오히려 좋았어요. 짧게 컷을 나눠서 찍는 환경이 아직 익숙하지 않거든요. 제가 표현할 수 있는 판을 감독님이 넓게 펼쳐주신 거죠. 롱테이크는 <소통과 거짓말>도 무시무시하잖아요.

장선_매 신이 롱테이크였죠. 거듭 촬영한 적도 별로 없었어요. 감정적으로 센 장면들은 NG가 나더라도 한번에 끝내겠다고 하셨어요. 저도 영화 경험이 적다보니 컷을 잘게 나누면 더 낯설었을 거예요. NG가 난 이유도 황당해요. 제가 카메라에 익숙하지 않아서 뛰는 장면에서 정말 전력질주하는 바람에 촬영감독님이 못 따라와서 NG가 났어요. 카메라 도는데 장비도 무심코 만져버리고. (웃음) 연극은 관객과 바로 피드백이 되잖아요. 영화는 찍고 나서 감독님이 어떤 걸 선택하실까 기다리게 되더라고요.

이주원_자기가 마음에 든 장면이랑 감독이 마음에 들어 하는 장면이 다르기도 하고요.

장선_맞아요! 좋아한 신이 없어질 땐 아쉬웠어요.

이주원_판단은 감독의 몫이니까요. 연극을 할 땐 배우들끼리 즉석에서 서로 연기의 템포를 조절하잖아요. 영화는 감독이 전체적인 리듬을 고려하면서 편집점을 판단하니까 그 경험이 생경하더라고요.

<씨네21>_두분 다 고통스러운 경지의 누드 촬영도 감행하셨죠. <혼자>에서 나체로 겨울밤 야외를 뛰는데 어찌나 힘겨워 보이시던지. <소통과 거짓말>에선 가학•피학적인 섹스 신이 있고요.

장선_촬영 전날까지 아무 생각 없다가 촬영 직전에 ‘어? 나 혼자 여자네?’ 깨닫고는 마음에 걸렸는데, 현장에서 제가 조금이라도 애매한 태도를 보이면 거기 있는 모두가 애매해질 것 같더라고요. 막상 시간이 흐르니까 이상한 해방감까지 느껴졌어요. 더이상 아무것도 신경쓰지 않아도 될 것 같은? (웃음) 몸에 뭔가 있을 때와 없을 때의 체감 차이가 크더라고요. 나중에 감독님이 뭐라셨는 줄 아세요? 처음엔 권후 선배랑 제가 사이가 나쁜 줄 알았대요. 상대방을 의식하지도 않고 하도 공격적으로 옷을 벗어서. (웃음) 그보다는 한겨울에 야외에서 벗는 게 진짜 힘들었을 것 같아요.

이주원_하필 촬영한 그날이 지난겨울 중 제일 추운 날이었어요. 얼어서 카메라가 안 돌더라고요. 가스히터를 틀어도 소용이 없고, 배터리를 새로 갈아도 전부 멈췄어요. 맨발로 하니까 나중엔 걷지도 못하겠더라고요. 하아….

장선_한숨에서 고통이 다 느껴져요.

이주원_다 벗고 있는 내가 춥다고 안 하니까 아무도 춥단 얘길 안 하더라고요. (웃음) 장선씨는 고통스러운 연기를 어떻게 그렇게 해낸 거예요?

장선_내가 뭔가 크게 잘못을 했을 때 상대방이 질책해줘야 차라리 죄책감을 덜잖아요. 이 여자도 그런가보다 했고, 여자로서 가장 수치스러울 지점을 찾았던 거죠. 의외로 도움을 얻은 사람은 감독님의 다섯살배기 딸이에요. 그 애가 천진하게 “언니 딸은 어디 갔어?” 묻는데 갑자기 뭔가가 훅 오더라고요. 이것저것 섞어 마신 그것도 다 진짜였어요. 감독님이 편의를 봐주신다고 음료로 바꿔주겠다고 했는데 제가 그냥 먹겠다 했어요. 맛있으면 애매하잖아요. 먹고 나니 다음날까지 속이 안 좋긴 했지만요.

이주원_그걸 그렇게 먹었는데 위장이 남아났겠어?

이주원

<씨네21>_이주원씨는 신동미 배우가 이광국 감독님에게 소개하고, 이광국 감독님이 박홍민 감독님에게 소개했다고 들었어요.

이주원_데뷔한 지 얼마 안 됐을 때 프로필을 막 돌리잖아요. 그때 잘 안 됐어요. 처음 출연한 영화가 <태극기 휘날리며>(2004)였어요. 한 열달쯤 촬영하고 나서 이 뒤엔 작품을 많이 할 수 있으려나 했는데 늘 힘들더라고요. 자존심도 바닥으로 떨어지고 한동안은 반쯤 포기했었어요. 그러다 공연을 하나 하게 됐는데 그때 신동미씨와 알게 되고 그 뒤로 <꿈보다 해몽>(2014)에까지 출연할 수 있었죠. 얼마 전에도 이광국 감독님 소개로 단편영화 <쉘터>(감독 임오정)를 찍었는데 그 단편 통해서 허정 감독님의 차기작 <장산범>까지 연결이 됐어요. 이래서 주변 형님들이 사람 챙기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하시나봐요. 그런데 관계를 맺고 그걸 또 유지한다는 게 쉽지 않은 것 같아요. 더 적극적으로 해야지 싶다가도 내가 너무 눈에 보이게 행동하나 생각도 들고요.

장선_오히려 서운해하는 분도 계시더라고요. 저도 성격상 그게 참 힘들어서. (웃음) 제 대학로 첫 작품을 이승원 감독님이 연출하셨는데 제 첫 영화도 이승원 감독님 작품이 된 거죠. 그동안은 여기저기서 불러주는 대로 무조건 다 “네!” 하고 달려가서 하고 그랬어요.

이주원_지금이 한창 고민이 많을 때 아니에요? 28살부터 32살까지.

장선_네. 제가 처음 공연한 데가 광주에 새로 지은 큰 극장이었어요. 고향이 광주거든요. 부모님이 공연을 보러 오셨는데 사람도 많이 오는 것 같으니 돈도 잘벌 거라 생각하시고 독립하라고 하셨어요.

이주원_크게 잘못 생각하셨네. 왜 그렇게 생각하셨을까. (웃음)

장선_부모님 원조가 끊겼는데 힘들다고 말을 못하겠더라고요. ‘사지 멀쩡한데 알바하면서 살면 되지!’ 하고 아르바이트랑 연습을 병행했어요. 감사하게도 일이 끊기진 않아서 꾸준히 작품하면서 아르바이트도 하고, 어느새 아르바이트의 신이 되어가고…. (웃음) 그러다 양쪽에 다 미안해지는 일이 생기더라고요. 연습 욕심은 있는데 체력적으로 한계에 부딪히니까 생각만큼 연기가 안 되고, 그렇다고 어느 하나 그만둘 수도 없고. 5월에 마지막 공연 마치고 나서는 들어오는 일 다 거절하고 집 안에만 틀어박히기도 했어요. 거짓된 연기를 하는 것 같아서 확신이 없어졌거든요. 그러던 차에 <소통과 거짓말> 시나리오를 받은 거죠.

이주원_열심히 하는데 응답은 없는 것 같고, 생활 유지는 해야 하고, 주객이 전도된 것 같고 그렇죠? 정신 차려보면 연습실에서 졸고 있는 나를 발견하고. 미칠 노릇이죠.

장선_기름이 떨어진 차를 억지로 밀면서 간 거죠. 운 좋게 <소통과 거짓말>을 찍으면서 해소한 게 많았어요. 같이 뭔가를 쌓아가는 작업이 이렇게 즐거운 일이었지, 하는 생각이 들면서 큰 선물을 받은 것 같더라고요.

<씨네21>_이주원씨는 태아가 이제 9주쯤 되었다고 들었어요.

이주원_어느 날 아내가 매운 족발이 먹고 싶다기에 사다줬는데 진짜 많이 먹더라고요. (웃음) 그러더니 속이 안 좋대요. 속이 좋을 리 있냐고 핀잔 주고 손도 따고, 등도 쳐줬어요. 그렇게 며칠을 계속 ‘뭐가 먹고 싶다, 얹혔는지 속이 안 좋다’의 반복이었어요. 며칠 뒤엔 평소처럼 운동 갔다왔는데 아내가 임신 테스트기 봤냐는 거예요. 막상 임신 소식을 들으니까 ‘이렇게 된 거 그냥 가보자!’ 싶더라고요. 아기가 지금 2.5cm 라는데 엄청 빨리 움직인대요. 이런 애가 없다던데요. (웃음)

장선_아기가 선배를 닮았나봐요. 활달하네요. (웃음)

이주원_나는 집에 가면 누워만 있는데? (웃음) 그전까지 엄청 짜증났거든요. 얹혔는데도 자꾸 소고기며 오징어며 뭘 먹겠다고 하니까. 그런데 이렇게 되니 기분이 좋네요. (웃음) 태명은 호박이에요. 아기 생기니까 삶이 바뀌었어요. 밤에 술도 못 먹고요. 집에선 담배도 안 피워요. 아내는 또 심하게 움직이면 안 되니까 설거지도 하지 않으려 하고…. (일동 웃음) 아내와 아기와 사는 삶에 타협점을 찾아야겠더라고요. 제가 화가 많아서 어떻게 될지 참…. 아니, 내가 촬영 때문에 늦는 날만이라도 설거지 정도는 해줄 수 있는 거 아니에요? (일동 웃음)

<씨네21>_호박이 덕분에 앞으로의 삶이 많이 달라지시겠네요. (웃음) <장산범> 촬영도 끝났죠?

이주원_제 촬영분은 다 마쳤어요. 많이 나오진 않고 초반부에 분위기를 만드는 역할인데 짧게 컷을 나눠 찍는 촬영을 처음 해봐서 힘들더라고요. (웃음) 영화 연기라는 영역을 새로 배우고 있어요. 의대생 상대로 환자 연기를 하면서 진료 시뮬레이션을 하는 아르바이트도 하고 있어요.

장선_저도 고궁에서 아이들한테 역사 가이드해주는 것을 그만두고 지금은 여성순환운동 가르치고 있어요. (일동 웃음)

이주원_연기 얘기를 하러 온 건지, 아르바이트 얘기를 하러 온 건지 모르겠네.

장선_하하하. 선배가 영화 연기 새로 배우는 기분이라고 하셨잖아요. 저도 첫 장편 찍고 나니까 더 많은 경험을 하고 싶어졌어요. 아직은 조금 더 쉬고요.

이주원_저는 호박이 생각해서라도 일에 박차를 가해야 해요. 내년엔 <환도열차>를 다시 하게 될 것 같아요. 아니, 그런데 아기가 크는 데 열달은 너무 길지 않나요? (일동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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