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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릴러와 호러 안에서 풀어낸 직장인 이야기 <오피스>
김성훈 2015-09-02

직장 내 인간관계나 권력관계, 직장 생활의 애환이 이야기로서 매력적인가보다. 최근 회사 생활을 소재로 한 영화나 드라마가 많다. 지난해 개봉했던 <10분>은 비정규직 사원이 겪는 직장 생활의 애환을 사실적으로 그렸고, 드라마 <미생> 역시 비정규직 사원 장그레(임시완)를 통해 직장의 여러 인물 군상과 회사라는 조직을 종횡으로 묘사했다. 드라마로 풀어낸 앞의 두편과 달리 <오피스>는 회사 생활을 스릴러와 호러 장르 안에서 풀어낸 영화다.

일가족이 끔찍하게 살해된 사건이 발생한다. 살해 현장에서 김병국(배성우) 과장의 지문이 발견된다. 평소 회사 생활을 성실하게 하고, 좋은 남편이자 아버지로서 가정을 착실하게 꾸렸던 그다. 자신의 일가족을 죽인 범인이 김병국 과장이라면 어떤 사연 때문에 그같은 선택을 해야 했을까. 영화는 누가 범인인지를 추적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김병국 과장이 자신의 가족을 죽일 수밖에 없었던 사연을 찾아가는 이야기다. 광역수사대 최 형사(박성웅)는 김 과장의 회사 동료들을 탐문하며 사건을 수사한다. 어찌된 영문인지 회사 동료들은 김 과장에 대한 얘기를 하길 꺼려한다. 김 과장과 친하게 지냈다던 인턴사원 이미례(고아성) 역시 무언가를 숨기고 있는 눈치다. 최 형사는 회사 CCTV를 통해 김병국 과장이 회사 건물 안으로 들어왔고, 밖으로 나가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한다. 김 과장의 행방이 묘연한 가운데, 어느 날 사무실 안에서 이상한 일들이 연달아 터진다.

장르영화로서 <오피스>는 장단점이 뚜렷하다. 김 과장의 과거 회사 생활과 현재 회사 동료들에게 벌어지는 의문의 사고들이 교차로 진행되면서 긴장감을 차곡차곡 쌓아가는 게 장점이다. 저마다 이해관계가 다른 까닭에 회사 동료 캐릭터들을 선과 악의 경계가 모호하게 묘사한 것도 현실적이다. 그러다보니 자취를 감춘 김 과장, 그와 친하게 지냈던 이미례, 사건을 안내하는 역할인 최 형사 등 사건을 이끌어가는 어느 누구에게도 감정을 이입하기가 쉽지 않다. <오피스>는 <황해>(2010), <추격자>(2008) 등의 시나리오를 쓴 홍원찬 감독의 연출 데뷔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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