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김지석 수석프로그래머, 강수연 집행위원장, 이용관 집행위원장, 전양준 부집행위원장.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 <베테랑>의 명대사는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 기자회견에서도 통용됐다. “가오 있게 준비했다”는 김지석 수석프로그래머의 말과 함께 부산국제영화제는 8월25일 코리아나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출정 준비를 마쳤다. 이용관 집행위원장은 올해 초 불거진 영화제 예산 문제에 대해 “문화체육관광부와 영화진흥위원회의 통보로 예산은 절반으로 삭감됐지만 부산시에서 기업 협찬을 도와줬고 영화계에서도 힘을 보탰다. 고른 지지 덕분에 차질 없이 준비했다”고 영화제에 관련한 우려를 불식시켰다.
올해 성년이 된 부산국제영화제는 그 어느 때보다 상영작을 엄선했다. 총 75개국에서 304편의 영화가 초청됐다. 월드 프리미어 94편(장편 70편, 단편 24편), 인터내셔널 프리미어 27편(장편 24편, 단편 3편)이다. 개막작은 인도영화의 새로운 장을 열 신인감독 모제즈 싱의 <주바안>이, 폐막작은 중국 래리 양 감독의 <산이 울다>가 선정됐다.
20주년답게 부산국제영화제가 마련한 행사는 야심차다. 일단 ‘아시아영화 100’ 특별전이 눈에 들어온다(이번호 특집 참조). 국내외 영화 전문가들의 투표로 최고의 아시아영화 100편을 선정해 1위부터 10위까지 상영한다. 한국영화 회고전에선 황금기였던 1960년대의 걸작 8편을 소개한다. 한•불 상호교류의 해를 맞아 ‘내가 사랑한 프랑스영화’ 특별전도 개최한다. 게스트도 화려하다. 허우샤오시엔, 아피찻퐁 위라세타쿤, 지아장커, 고레에다 히로카즈, 클로드 를르슈, 두기봉, 가와세 나오미 감독, 배우 틸다 스윈튼, 탕웨이, 유역비, 진백림 등 거장 감독과 스타 배우가 해운대를 찾는다. 올해 위촉된 강수연 집행위원장은 “이번 해는 지난 20년간 영화제와 성장해온 거장과 다음 20년을 함께 성장할 미래의 거장들이 부산을 찾는 해”라며 “아시아영화의 허브로서 20년의 의미를 빛낼 예정”이라는 각오를 밝혔다. 영화제는 10월1일부터 10일까지 영화의 전당을 비롯한 6개 극장 35개 스크린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