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마운트 픽처스가 빠르게 변화하는 영화관람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묘안을 내놓았다. <LA 타임스>에 따르면 파라마운트 픽처스는 북미시장 2위의 극장체인 AMC 시어터스와 5위인 시네플렉스 엔터테인먼트 두곳과 극장상영 17일이 지난 영화를 온라인에서 개봉할 수 있도록 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통상 90일로 지켜지는 개봉작의 극장 상영기간을 줄이고 온라인 개봉을 앞당기려는 스튜디오들의 시도에 격렬하게 반대해온 극장 체인들과 직접 맺은 계약이라 눈길을 끈다.
파라마운트 픽처스는 올해 10월 개봉하는 영화 두편 <파라노말 액티비티: 더 고스트 디멘션>과 <스카우트 가이드 투 더 좀비 아포칼립스>를 극장 개봉 17일 뒤 온라인에서 개봉하기로 결정하면서 미국에서는 AMC, 캐나다에서는 시네플렉스와 계약을 맺었다. 두 영화는 300개 이하의 스크린에서 개봉하며 온라인 시장에서 인기 있는 호러 장르라는 공통점이 있다. 수익배분율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 없지만 미국 극장주 연합은 종전과 달리 파라마운트의 이번 결정에 외교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극장과 수익배분을 논의한 점에는 반색했지만, 이 수익모델이 확대 적용될 수 있을지는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미국 극장주 연합은 과거 넷플릭스가 극장과 온라인 동시개봉을 목적으로 <와호장룡> 속편 제작에 투자하기로 했을 때는 아직 제작되지도 않은 영화의 극장 상영을 미리 보이콧한 바 있다. 넷플릭스가 캐리 후쿠나가 감독의 <비스트 오브 노 네이션>의 배급권을 온라인과 극장 동시개봉을 조건으로 구입했을 때도 영화는 상영관 확보에 난항을 겪었다. 극장 개봉과 온라인 개봉 사이의 간격을 줄여 불법 다운로드로 인한 손실을 줄이려는 스튜디오와 극장 상영기간을 수호하려는 극장주들간의 팽팽한 대립은 여전하다. 하지만 이번 계약은 극장과 제작사가 급변하는 산업 환경에서 타협점을 찾은 사례로 해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