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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37살에 요절한 천재를 기억하다

라이너 베르너 파스빈더 탄생 70주년 기념행사 이어져

라이너 베르너 파스빈더

70년대 뉴저먼 시네마를 대표하는 감독 라이너 베르너 파스빈더의 탄생 70주년을 맞아 여러 행사가 이어지고 있다. 이미 5월 초에서 중순까지 ‘베를린 축제의 집’에서 파스빈더를 주제로 한 심포지엄과 연극 행사가 열렸다. 파스빈더 관련 서적 두권도 곧 출간 예정이다. 또 베를린에 위치한 ‘마르틴 그로피우스 바우’ 미술관에서는 ‘파스빈더, 지금’이라는 타이틀로 파스빈더의 삶과 작품을 재조명하는 전시가 열린다. 8월 말까지 열리는 이 전시회에서는 일군의 설치미술가들이 파스빈더의 작품이 오늘날의 미디어와 예술계에 미친 영향을 여러 각도에서 비춰본다. 파스빈더 감독의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영화 <파스빈더>도 새로 나왔다. 안네카트린 헨델 감독은 인터뷰와 파스빈더의 영화 중 자전적인 부분들을 편집해 엮어 파스빈더 감독의 삶과 작품을 고찰한다. 더불어 독일 시네마테크 동호인들의 전용극장인 베를린 아르제날 극장에서는 파스빈더 감독의 회고전을 앞두고 있다. 이곳에서 7월부터 8월까지 월요일마다 디지털 기술로 복구된 파스빈더의 영화 14편을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인간 파스빈더의 삶은 어땠을까? 그는 1982년 6월10일 뮌헨 자택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 코카인 과다복용에 의한 사망이었다. 천재, 반항아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 그는 술고래에다 양성애자, 난봉꾼에다 지독한 일중독자였다. 37살에 요절할 때까지 불꽃같은 창작열로 폭주하듯 살았던 그는 13년간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1973), <마리아 브라운의 결혼>(1979) 등 40여편의 기념비적 영화를 만들고 연극 17편을 무대에 올렸다. 파스빈더는 자신의 영화에 대한 열정을 “셰익스피어가 연극을, 마르크스가 정치를, 프로이트가 심리학을 대표하듯 나는 영화에서 그런 존재이고 싶다”라는 말로 표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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