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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미네이터: 제니시스] 기계라서 좋다
안현진(LA 통신원) 2015-06-29

<터미네이터: 제니시스> 아놀드 슈워제네거

아놀드 슈왈제네거, 제이슨 클라크, 제이 코트니, 에밀리아 클라크(왼쪽부터).

-30년이 지났다. 다시 터미네이터가 되어 돌아온다. 왜인가.

=각본이 좋았다. 다시 할 수 있다는 사실도 재미있었다. 이 영화는 그냥 만들어지지 않았다. 좋은 각본, 훌륭한 각본가, 놀라운 감독, 열정, 팬, 이 모든 것이 모여 만들어진 영화다.

-좋은 배우가 빠졌다.

=맞다. 모두가 놀라울 만큼 훌륭했다. 그중에서도 제일 놀라운 건 J. K. 시먼스다. 전편에서는 분명히 다른 배우가 그의 역할을 연기했다. 하지만 J. K. 시먼스가 연기한 것은 완전히 같은 캐릭터였다. 촬영장에서 본 가장 이상한 장면인 동시에, 그가 얼마나 훌륭한 배우인지 알게된 순간이기도 했다.

-제임스 카메론에게 이 영화에 출연한다고 이야기했나.

=물론이다. 우리는 언제나 연락하고 지낸다.

-사라 코너에게 터미네이터는 아버지와 같은 존재다. 어떻게 캐릭터에 접근했나.

=두딸을 둔 아버지로서 사람이 아닌 로봇이 사라 코너를 딸처럼 대한다는 것은 어색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런 관계가 보여지는 장면들은 코믹하다. 각본에서 그 관계를 잘 묘사했다고 생각한다. 한데 사라 코너와 터미네이터 사이에 젊은 남자가 끼어든다. 그러면서 재미있어진다.

-연기를 하며 어려운 점은 없었나.

=내가 연기하는 캐릭터를 관객으로 하여금 믿도록 만드는 게 힘들었다.

-액션 장면은 어떤가? 대역을 쓴 장면도 있었나.

=없었다. 모두 내가 했다. 물론 젊을 때보다 다치는 것에 대해 민감하기는 하다. 하지만 늘 운동하고 준비해왔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밤에 총격 장면을 찍는 것은 좀 힘들기도 했다.

-터미네이터에 대해서 좋아하는 점이 있다면.

=기계라는 점이다. 그는 기계이기 때문에 분석하고 논리적으로 사고한다. 힘도 넘친다.

-그리고 마음을 가졌다.

=마음? 아니다. 터미네이터에게 따뜻한 가슴은 없다. 그는 오랫동안 인간과 함께 지내면서 인간의 습성을 기계로서 습득해왔다. 그럼으로써 느리기는 하지만 천천히 인간의 삶에 적응해왔다. 그리고 그 적응이 언제나 자연스러운 것은 아니다. 내가 좋아하는 장면은 사라가 터미네이터를 끌어안는 장면이다. 거기서 터미네이터는 이렇게 말한다. “보내야 하는 걸 아는데 끌어안는 이유는 뭐야?”

-여러 곳에서 연사로 초청받는 걸로 알고 있다. 어떤 이야기를 주로 하는가.

=어디로 갈지 분명한 비전을 가져라, 부정적인 말은 듣지 마라, 열심히 노력해라, 받기만 하지 말고 돌려줘라 등이다.

-연사로 초청되면 수백만달러의 강연료를 받을 텐데, 배우로 돌아온 이유는 무엇인가.

=(웃으며) 맞다. 수백만달러는 쉽게 벌 수 있다. 하지만 그건 나의 직업이 아니다. 영화는 내 인생에서 일어난 가장 멋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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