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요커 노아 바움백 감독은 뉴욕에 사는 사람들의 속성을 꼬집는 데는 일등이다. 이혼한 중년 부부의 모순이 고스란히 드러난 <오징어와 고래>(2005)의 현실 밀착형 코미디를 기억하는 사람들에게 <프란시스 하>(2012)에서 집을 찾는 20대 여성의 독특한 유머 코드가 낯설지 않았다. <위아영>에서는 20대와 40대라는 두 전작의 인물들을 한자리에 등장시킨 것 같은데, 각각 독립된 영화에서 등장할 때보다 이렇게 둘을 모아놓고 보니 모순과 단점이 확연하게 드러나 그 충격 효과가 꽤 크다.
40대 부부의 직업은 영화인이다. 다큐멘터리 감독 조쉬(벤 스틸러)와 그의 아내이자 제작자인 코넬리아(나오미 와츠). 명성과, 부, 문화적 소양을 갖춘 이들에게 없는 건 아이와 지지부진하게 늘어지는 신작 소식이다. 20대 커플 제이미(애덤 드라이버)와 다비(아만다 사이프리드)는 힙스터다. 브루클린을 중심으로 힙한 패션을 소화하고, 힙한 모임을 즐겨하며,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이들에게 없는 건 돈과 명성이다. 어느 날 자신의 팬이라며 격의 없이 다가온 초짜 다큐멘터리 연출가 제이미가 조쉬는 싫지 않다. 제이미 커플을 따라 빈티지 옷을 입고, 이상한 영적 체험을 하고, 새로운 컨셉의 헬스클럽에 나가는 동안 심지어 그는 막 접어든 ‘노화’ 현상이 감소하는 기분마저 느낀다. 이는 곧 안정적인 또래 친구들과 달리 자신이 여전히 ‘젊은 세대’의 카테고리에 있다는 만족감마저 안겨준다.
반전은 이 지점부터다. 뼛속까지 힙스터가 아닌 40대에게 힙스터는 ‘놀이’가 아닌 노력해야 하는 ‘체험’이 된다. 늘 밥값은 자기가 계산하다보니 ‘동등’하다는 기분도 사라진다. 함께하는 행동이 몸에 맞지 않은 옷을 입은 듯 불편해지는 것이다. 반전은 또 있다. ‘요즘 젊은 애들은’이라고 얕잡아보던 제이미가 실은 조쉬보다 처세에는 더 능해 보인다. ‘어린것’이 뒤통수를 친 것처럼 보이지만, 따지고 보면 결국 40대가 지금의 청춘을 한참 잘못 보아 생긴 원천적 격차라고 보는 게 더 맞다. 이 격세지감의 씁쓸한 블랙코미디를 한층 더 재밌게 만드는 요소는 이들이 다큐멘터리 업계 종사자들이라는 점이다. 영화 만들기에 대한 전혀 다른 세대간의 접근 방식은 결국 우리가 지금 극장에서 만나는 결과물의 ‘진정성’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만든다. 뉴욕을 떠나 우리 환경에 적용해봐도 크게 무리가 없어 보이는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