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이 독자의 관심과 격려 덕에 무사히 성년을 맞이했다. 보답의 의미로 창간 20주년 기념 영화제 ‘<씨네21>의 선택-스무살의 영화제’를 개최한다. 국내에 정식 개봉하지 않은 작품 중 관객이 만나고 싶어 할 다섯편의 영화를 엄선했다. 알랭 기로디 감독의 <호수의 이방인>, 리산드로 알론소 감독의 <도원경>, 스콧 쿠퍼 감독의 <아웃 오브 더 퍼니스>, 에바 두버네이 감독의 <셀마>, 요세프 세다르 감독의 <풋노트: 슈콜닉 앤 슈콜닉>이다. 5월14(목)일부터 17일(일)까지 4일간 CGV명동역 씨네라이브러리에서 상영되며, <씨네21> 필진의 관객과의 대화(GV)도 이어진다.
<호수의 이방인>은 아름답고 한적한 호수에서 벌어지는 치정극으로, 제66회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 감독상 수상작이다. 순수한 사랑과 관능, 고요함과 긴박함이 한 화면에서 펼쳐지는 동안 보는 이에게 기묘한 감흥을 안길 것이다. <도원경>은 아르헨티나 감독 리산드로 알론소의 첫 번째 시대극이자 그가 처음으로 유명 배우와 작업한 영화다. 비고 모르텐슨이 절망에 지친 아버지를 연기한다. 리산드로 알론소 영화 중에서도 <도원경>은 장르 서사의 관습을 비교적 충실히 따르는데, 감독의 작가적 주관은 여전히 뚜렷하여 황폐하고도 독특한 감동을 선사한다. 배경이 되는 파타고니아의 메마른 풍경이 기타 사운드와 함께 펼쳐지는 순간이 대단히 장엄하다.
<아웃 오브 더 퍼니스>는 갑작스레 나락으로 떨어진 한 남자의 사투를 다룬다. 리들리 스콧과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제작에 참여해 묵직한 드라마를 완성했다. 크리스천 베일, 조 살다나, 우디 해럴슨, 윌렘 데포, 포레스트 휘태커 등 출연배우들의 이름만으로도 신뢰감을 더한다. 지난 오스카의 주제가상 수상작이자 유력한 작품상 후보였던 <셀마>는 평등한 참정권 획득을 위해 싸운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전기영화다. 흑인의 참정권을 보장하라는 의미로 1965년 셀마에서 몽고메리까지 걸어간 평화 시위인 ‘셀마-몽고메리 행진’과 행진에 뒤이은 ‘피의 일요일’ 사건을 그린다. <풋노트: 슈콜닉 앤 슈콜닉>은 탈무드를 연구하는 부자를 주인공으로 삼아 현대 이스라엘의 세대간 갈등을 잘 담아내고 있다. 뉴욕 출생인 감독은 예루살렘에서 자라며 대학에서 철학과 역사를 전공했고, 다시 뉴욕으로 건너가 영화를 공부했다. 이스라엘의 현재를 탁월하게 표현해내 이스라엘 영화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감독이다. 제64회 칸영화제에서 각본상도 수상했다.
한국영화의 믿음직한 친구로서 <씨네21>은 현장의 영화인들과 독자를 잇는 세 가지 토크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5월14일 열릴 첫번째 프로그램의 주인공은 청춘의 상징이 된 두 남자, 정우성과 이정재다. 정우성과 이정재는 ‘스무살의 아이콘, 정우성-이정재’ 라는 주제로 절친한 친구로서 함께 한국영화를 이야기한다. 5월16일엔 한국영화의 지나온 20년을 책임진 배우 이경영과 앞으로의 20년을 책임질 신예 변요한이 영화계 선후배로서 대화의 자리를 갖는 ‘한국영화의 지금, 이경영-변요한’ 토크쇼가 열린다. 5월17일엔 한국영화 대표감독들, 김지운, 장준환, 임필성, 류승완 감독과 함께하는 ‘나와 한국영화, 나와 <씨네21>’ 토크쇼가 기다리고 있다. 굳건히 현장을 지켜온 감독들이 한국영화와 <씨네21>에 대해 갖고 있는 추억들을 꺼내놓는 시간이다. 토크쇼는 상영작 패키지를 예매한 독자와 정기구독자를 대상으로만 좌석 신청을 받는다. 1인당 두 좌석까지 1개의 토크쇼만 신청 가능하다. 신청 오픈은 5월6일(수) 오후 3시이며 상세한 내용은 <씨네21> 홈페이지(www.cine21.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