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들만의 특별한 공간인 한여름의 호숫가. 프랑크는 치명적인 매력의 옴므 파탈 미셸에게 빠져든다. 한편 이성애자 앙리와도 우정을 나눈다. 어느 날 밤 살인사건이 발생하고 유일한 목격자인 프랑크는 사랑과 죽음의 불안한 기로에 서게 된다. <호수의 이방인>은 알랭 기로디의 이전 영화들과 마찬가지로 동성애를 소재로 한다. 그러나 이번에는 호숫가를 배경으로 에로틱한 정사와 히치콕식의 도망자 스릴러가 뒤섞인다. 보기 거북하거나 충격적일 수도 있는 여과되지 않은 정사장면들도 눈에 띈다. 이 작품에서 호수, 태양, 바람, 숲과 더불어 자연의 일부로서 벌거벗은 채 움직이는 육체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극히 눈에 익숙해지는 묘함이 있다. 호숫가라는 주 공간 내에서 발생하는 반복과 차이의 변주로 인해 인물들은 물론 영화 전체가 고유의 리듬을 타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형식적 도전과 완성도면에서 예전 영화들보다 한 차원 더 나아간 기로디의 다섯 번째 장편으로 칸 주목할만한시선 감독상 수상작이다.
(2013년 제18회 부산국제영화제/이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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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제18회 부산국제영화제/이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