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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블랙박스] 예매율과 예매점유율, 알고 보자

영화별 예매율을 발표하지 않는 영진위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글: 최현용 한국영화산업전략센터 소장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홈페이지.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예매율이 75%를 넘었다는 기사가 쏟아진다. 모두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이하 통전망) 실시간 예매율을 출처로 하고 있다. 24만여명, 26억여원 규모이다. 그런데 궁금하다. 도대체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의 예매율 75%가 의미하는 바는 무엇인가? 흔히 좌석점유율로 생각한다. 와우, 좌석이 75%나 팔렸다고? 대단한걸. 나도 볼까. 그런데 문제는 이게 사실이 아니라는 점이다. 예매율의 본래적 의미는 특정 영화, 공연 등에서 전체 티켓(좌석) 중 사전에 판매된 티켓(좌석)의 비율이다. 말하자면 사전에 팔린 좌석점유율이다. 그런데 영진위 통전망은 ‘박스오피스-예매율-실시간 예매율’ 메뉴에서 ‘순위는 예매점유율 기준’으로 밝히면서 예매율이 아닌 예매점유율을 노출하고 있다. 예매점유율이란 예매순위의 한 가지 척도로 총예매된 티켓 수 중 특정 영화의 예매티켓 수 비율을 의미한다. 영진위 통전망은 예매순위의 하위 개념 중 하나인 예매점유율만 예매율로 발표하고 있는 것이다. 75%의 수치는 예매점유율인 것이다.

예매순위를 예매총량을 기준으로 할 경우 명확한 순위집계가 가능하다. 절대값이 기준이기 때문이다. 반면 예매 가능한 스크린을 많이 잡은 영화일수록 무조건 예매(점유)율이 높을 수밖에 없다. 상대적으로 그런 영화가 흥행에 앞서고 있다는 인상을 자연스럽게 유도하게 된다. 틀린 것은 아니지만 흥행 여부에 대한 착시를 유도하는 부정적인 측면도 있다. 스크린 수 확보 여부가 예매(점유)율 순위를 거의 고정적으로 유지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작은 영화일수록 불리한 집계이다. 반면 특정 영화의 총좌석 수 대비 예매티켓 수를 예매율로 정의하게 되면, 그 반대가 된다. 작은 영화일수록 예매율이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100석 규모에서 50석이 예매(판매)되면 예매율(좌석점유율)은 50%가 된다. 하지만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처럼 100만석을 예매총량으로 보면 25만석이 예매되었으니, ‘겨우’ 25%의 예매율이 된다. 큰 영화에 절대적으로 불리하다.

어느 쪽의 개념을 활용하는가는 사용하는 이의 의도와 목적에 따라 다를 것이다. 분명한 것은 양자 모두 필요한 통계라는 점이다. 문제는 영진위 통전망이 예매점유율 기준 예매율만을 발표하고 있는 것이다. 특정 영화의 예매율 추이와 좌석점유율 추이를 비교해보고 싶다면, 그래서 스크린 확보에서 적정 규모를 목표치로 잡은 것인지를 확인하려고 한다면, 원래적 의미의 예매율이 필요하다. 현재 가장 큰 규모의 흥행 여부를 확인하고자 한다면, 예매점유율이 필요하다. 그런데 영화별 예매율이 발표되지 않으니, <또 하나의 약속>이나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의 사례에서처럼 예매오픈, 예매율에서의 논란이 가중된다. 이런 점에서 영진위 통전망은 무력하다. 역으로 극장은 자신만이 영화별 예매율을 확인할 수 있으니, 배급에 비해 정보의 우위에 선다. 영진위통전망의 역할이 아쉽게 느껴지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