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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도심에서 펼쳐지는 화려한 액션 <런 올 나이트>
김현수 2015-03-18

리암 니슨이 또 총을 들었다. 이번에는 은퇴한 킬러다. 뉴욕 브루클린의 밤을 지배하는 갱단 소속 킬러 지미 콘론(리암 니슨)은 현역 시절 ‘무덤제조기’라 불릴 만큼 악명이 높았다. 의리와 핏줄을 중요시하는 조직의 보스 숀(에드 해리스)은 망나니 아들 대니(보이드 홀브룩)를 목숨처럼 아낀다. 지미 역시 가족을 꾸리긴 하지만 그의 아들 마이클(요엘 신나만)은 가족을 내팽개친 아버지를 증오하며 산다. 그러던 어느 날 보스의 아들 대니가 사고를 치고 만다. 대니는 자신이 누군가를 죽이는 현장을 목격한 마이클을 처리하기 위해 도망가는 그를 뒤쫓지만 마침 마이클을 찾아온 지미는 아들을 죽이려는 범죄자이자 보스의 아들을 자기 손으로 죽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한다. 소식을 전해 들은 보스 숀 역시 아무리 오랜 친구라지만 조직의 보스로서 아들을 죽인 남자와 그 가족을 살려둘 수는 없는 노릇이다.

<런 올 나이트>는 아들을 잃고 복수를 다짐한 아버지와 아들을 살리려 애쓰는 아버지가 맞붙는 영화임과 동시에 뒤늦게 과거를 청산하고 장엄하게 죽음을 준비하려는 늙은 남자의 영화다. 그리고 모든 것은 단 하룻밤 안에 정리해야 한다. 주먹이 절로 쥐어지는 박진감 넘치는 설정의 무대 위에서 킬러 역의 리암 니슨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온갖 액션을 선보인다. 피곤하고 지친 듯 주춤하다가 필사의 한방을 날리는 모습은 여전히 섹시하다. 특히 보스 숀을 연기한 배우 에드 해리스와 총 대신 대사를 통해 상대를 압박하는 레스토랑 장면은 별다른 연출이 필요 없을 만큼 두 배우의 매력을 마음껏 발산하는 압도적인 장면 중 하나다.

흡사 비장한 서부극의 주인공을 떠올리게 하는 두 남자가 뉴욕 한복판에서 총구를 겨누니 일단 영화 내내 지루할 틈은 없다. 브루클린 역사와 인근 지역 서민 아파트 등의 도심에서 펼쳐지는 추격 장면과 한적한 호숫가 별장에서 펼쳐지는 마지막 액션 장면이 특히 눈길을 끈다. 브루클린을 배경으로 한 갱영화로서도 새로운 접근이다. 이제는 너무 익숙해져서 등장했다면 오히려 지루했을 법한 더블 슈트 차림의 마피아 조직원도 없다. 다만, 리암 니슨과 <언노운>(2011)과 <논스톱>(2014) 두편을 함께 작업했던 하우메 코예트 세라 감독에게서 이 모든 게 갖춰진 설정을 더욱 멋지게 돋보이게 할 연출 감각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건 아쉬운 점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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