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네갈 출신의 삼바(오마 사이)는 거주권을 신청하기 위해 프랑스 이민국에 들렀다 불법이민자로 간주되어 체포된다. 지난 10년간 식당에서 허드렛일을 하며 요리사가 되기 위해 애쓰고, 모은 임금을 고향의 가족들에게 보내던 그의 노력은 한순간 수포가 된다. 추방되기 직전, 공항 근처 구치소에 수감된 삼바를 상담하기 위해 두명의 여성이 등장한다. 그중 하나는 처음 법률지원 일을 맡은 앨리스(샬롯 갱스부르)로, 얼마 전까지 라데팡스에 위치한 회사의 고위직 간부로 일하다가 병가를 내고 자원봉사 일을 맡았다. 고된 업무로 ‘번아웃 증후군’에 시달리는 앨리스에게 삼바는 마음을 사로잡으며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그렇게 서로 다른 두 인물이 골목의 끝에서 교차하며 드라마틱한 일들이 발생한다.
올리비에르 나카체와 에릭 토레다노 감독은 1995년 제작한 단편 <낮과 밤> 이후 줄곧 함께 작업해왔다. 2011년 프랑스 박스오피스를 뒤흔들었던 <언터처블: 1%의 우정>로 그들의 행보는 부각됐다. 이번 영화 <웰컴, 삼바>는 이들 듀오의 다섯 번째 장편영화로, 배우 오마 사이와 함께한 다섯 번째 작품이기도 하다. 오마 사이는 단편 <행복한 날들>(2002) 이후 총 4편의 장편에서 이들과 호흡을 맞췄다. 원작은 델핀 쿨랭의 소설이다. 하지만 영화는 소설보다 더 밝게 표현됐다. 이민자 차별에 대한 주제 또한 더 로맨틱하고 부드럽게 되살아난다. 샬롯 갱스부르가 맡은 앨리스 역할 탓이 크다. 그녀는 소설에는 등장하지 않는다. 그런 점에서 영화는 책의 프레임을 벗어나 감독들이 구상한 주제를 피력했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두 주인공이 만나는 접점인 ‘구치소 장면’에서 삼바는 소설의 상황을 지닌 채 등장하지만 앨리스는 왜 자신이 그곳에 있는지 설명하지 않고 소개된다. 후반으로 갈수록 앨리스가 정체성을 드러내는 반면, 삼바는 신비한 어드벤처를 겪으며 흥미를 이어간다. 둘의 대비는 영화의 주제를 선명하게 보여준다.
주제 면에서 <웰컴, 삼바>는 <언터처블: 1%의 우정>과 흡사한 면이 있다. 물리적으로 분리된 인물들이 각자에게 흥미를 느껴 소통하게 된다는 점과 민감한 사회문제를 코미디 드라마의 양식을 빌려 풀어낸다는 점이다. 감독들은 이번 영화를 에토르 스콜라와 디노 리시 등 1960, 70년대 이탈리아 코미디 양식에서 영감을 받아 연출했다고 설명한다. 실제로도 완성된 영화는 사회에 대한 풍자적 요소와 더불어 블랙코미디의 양상을 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