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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적인 저예산 장르영화 <엔드 오브 디 어스>
장영엽 2015-01-28

데릭(데릭 리)과 클리프(클리프 프라우스)는 절친한 친구 사이다. 세계여행을 계획한 이들은 자신의 여정을 ‘엔드 오브 디 어스’라는 블로그에 중계하기로 결심한다. 그러던 중 데릭은 프랑스에서 아름다운 여성과 하룻밤을 보내게 되는데 그날 이후 데릭의 몸이 변화하기 시작하고 두 친구의 세계여행은 엉망진창이 되어간다.

<엔드 오브 디 어스>는 최근 영미권 저예산영화 가운데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파운드 푸티지 장르의 형식을 취한다. 어느 날 갑자기 초자연적인 힘을 갖게 된 주인공이 그 힘을 통제할 수 없어 온갖 사고를 치고 다닌다는 설정은 명백하게 <크로니클>을 떠올리게 하지만, 이 영화는 거기에 뱀파이어 장르와 좀비물의 요소를 함께 버무린다. 울퉁불퉁하게 튀어나온 혈관과 퀭한 눈을 지닌, 그야말로 동물적인 모습의 뱀파이어로 변해가는 데릭의 모습을 특수효과의 힘을 빌려 보여주는 장면들은 꽤 그럴싸하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파악하기 힘들 정도로 속도감 있게 전환되는 화면을 보고 있자면 다소 산만하다는 생각도 들지만,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는 건 감독과 주연을 겸한 데릭 리와 클리프 프라우스의 재기다. 보는 이들로 하여금 비전문배우다운 이들의 어리바리한 모습에 실소를 자아내게 하다가도, 피와 살점이 튀기는 공포스러운 장면으로의 갑작스러운 전환을 천연덕스럽게 해내는 이 두 감독진의 재능은 <엔드 오브 디 어스>를 매력적인 저예산 장르영화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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