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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으로 표출하는 진정성 <유아 낫 유>

피아니스트 케이트(힐러리 스왱크)는 어느 날 오른손의 경련 증상을 경험한다. 이는 루게릭병의 시초였고, 그로부터 1년 반 뒤 케이트의 손과 발은 마비된다. 그녀는 휠체어에 의지하지 않으면 움직일 수도 없고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화장실에 갈 수도, 샤워를 할 수도, 밥을 먹을 수도 없다. 케이트는 남편 에반(조시 더하멜)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경력은커녕 제 몸 하나 지켜내기도 버거운 가수지망생 벡(에미 로섬)을 간병인으로 들인다. 예상대로 벡은 첫날부터 실수 연발이다. 벡이 케이트를 돕는 건지 케이트에게 간병인 교육을 받는 건지 헷갈릴 정도다. 이런 상황은 두 사람의 관계를 꽤 평등하게 만든다. 어느 날 에반의 외도를 눈치챈 케이트는 벡에게 들어주기 어려운 부탁을 한다.

두 사람의 인생 장르는 대조적이다. 케이트의 삶은 클래식 피아노의 정적인 선율과 어울리고 벡의 삶은 그녀가 즐겨듣는 난잡한 클럽음악 같다. 그러나 두 사람의 대조적인 스타일은 단지 흥미 유발 요소에 머물지 않는다. 영화는 손과 발을 움직일 수 없게 된 케이트의 예민해진 눈(시각)에 집중하면서 둘의 관계를 비춘다. 영화에서 케이트는 누군가의 시선에 극도로 민감한 사람이다. 벡은 종종 속박된 케이트의 욕망을 대신 실현해주는 역할을 하는데 이때 벡은 친구를 넘어 케이트의 분신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신뢰감을 주는 힐러리 스왱크의 깊은 눈과 다층적 감정을 표출하는 에미 로섬의 맑은 눈이 예상 가능한 국면을 향해가는 여정에 진정성이라는 이름의 이정표를 심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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