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이브 저녁, 여섯살의 앙투완(빅토르 카발)은 산타 할아버지에게 편지를 쓴다. 올해는 공부도 열심히 하고 엄마 말씀도 잘 들었으니 소원을 들어달라고. 사실 앙투완의 소원은 산타의 썰매를 타고 세상을 떠난 아빠를 만나기 위해 별나라로 가는 것이다. 그런데 그날 밤 마법처럼 앙투완의 방 발코니에 산타가 등장한다. 아이는 놀라서 달려가는데, 그의 정체는 산타 분장을 한 도둑(타하르 라힘)이다. 그럼에도 앙투완은 그를 산타라고 굳게 믿는다. 사내는 아이를 떼놓으려 애쓰지만 실패하고, 결국 둘은 함께 주택가를 다니며 금을 훔치는 기이한 2인조 강도로 변신한다. 크리스마스이브 하루 동안, 파리의 지붕 위를 나는 두 사람의 이야기가 그렇게 시작된다.
<노엘의 선물>은 <보더라인>(2011)과 <에이자피알라조쿨>(2013)을 통해 프랑스의 상업영화 시장에서 ‘이야기꾼’으로 재능을 인정받은 알렉산더 코페르 감독의 세 번째 장편영화다. 영화의 첫인상은 <나쁜 산타>나 <그린치> 등 엉뚱한 산타가 등장하는 영화보다 가족 코미디 장르인 <나홀로 집에> 시리즈에 더 가깝다. ‘크리스마스에 잠입한 도둑’이라는 충분히 짐작되는 이야기가 자칫 지루할 것이란 우려를 낳지만 밝은 코미디 드라마의 장점이 나머지 단점들을 잘 보완해낸다. <예언자>나 <아무도 머물지 않았다> 등의 전작에서 진지하고 어두운 연기를 보여줬던 타하르 라힘의 익살스런 연기 모습을 보는 것도 흥미롭다.
실제 촬영은 2014년 2월부터 4월 초까지, 약 9주간 파리와 파리의 외곽 지역에서 이루어졌다. ‘하룻밤 동안의 기이한 외출’이라는 컨셉에 걸맞게, 대부분 장면들은 밤 시간 동안 실외에서 진행됐다. 실내 장면 역시 밤의 분위기를 재현한 스튜디오에서 찍었다고 전해진다. 그리하여 촬영팀은 촬영 기간 내내 밤낮이 뒤바뀐 생활을 했다고 고충을 털어놓는다. 그들의 노력이 결실을 맺은 듯, 스크린에 펼쳐지는 파리의 모습은 마치 제3의 주인공처럼 화려하고 우아해 보인다. 무엇보다 처음이라고 믿어지지 않는 빅토르 카발의 귀여운 연기가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초보 연기자인 그를 위해 감독은 어린이 전문 코치를 섭외했는데, 촬영하는 동안 코치는 카발의 옆에서 시나리오 상황을 설명해줬다고 한다. 다만 아이를 대신할 스턴트맨을 구하지 못해 영화에서 카발은 벽을 타거나 지붕을 뛰어다니는 스턴트 연기를 직접 맡아야 했다.